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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北村)가는 길은
여유로웠다.
약속이지만 준비할 것이 없고,
만남이지만 부담이 없기에
나그네처럼 슬그머니 삼청동으로 들어왔다.
흘러내리는 나이를
감추다보면
차를 버리고 싶을 정도로
한가한 골목길을 따라
가파른 언덕에는
늦여름이 길게 널려 있었다.
잠시
쉴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케렌시아(Querencia)의
널찍한 베란다에는
천년의 기운을 간직한 인왕산의 눈매가
경복궁 너머 서촌마을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공간에 머물다
이순(耳順)을 지나
창업을 하고,
백세인생을 위해 텃밭을 일구며
마지막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2020. 9. 19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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