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5 시월(十月)의 사랑 시월(十月)의 사랑 시월은 누군가 붙잡아도 자꾸만 간다 찬바람이 졸다가 일찍 찾은 가을 잎새에 물감이 내리면 새겨진 사랑은 다 어디로 가는 지 이별도 따라가는 것을 시월에는 몰랐다. 뭐가 그리 바쁜지 여전히 노을과 함께 남자는 가을을 타고 사랑은 누군가 불러도 낙엽으로 잠들다. 2022. 10. 20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10. 20. 가을과 겨울사이 자전거 앞바퀴는 밟아도 소리가 나지 않는 가을을 지난다. 아프다고 한들 남을까 작년처럼 낙엽은 출구를 지키면 나에게 없는 추억으로 떠나려 한다. 순서대로 아픔을 낳고 열 달이 지나고 있다. 가을에 묻고 겨울에서 찾다보면 바람따라 멀어져 가는 가을, 어깨에 매달려 찾다보면 멀어져가는 너. 2021. 11. 11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5. 1. 종강(終講) 종강(終講) 뒹구는 낙엽 어디로 갈 지 몰라도 눈치빠른 학교는 겨울채비를 한다 나보다 먼저 끝낸 초빙교수에게서 문닫힌 카페의 아른함을 만나고 발걸음은 종강(終講)으로 가고 있다 모과가 떨어지던 날 캠퍼스는 홀로 겨울을 준비했나보다 시험지 가득 한학기 강의를 담고 계단을 내려온다 잠시 가슴시린 얼굴 뒤로 눈치빠른 학교는 겨울옷을 꺼내고 한 해가 간다. 2020. 12. 07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0. 12. 5. 입동(立冬) 입동(立冬) 문을 조금만 열었다. 보는 것으로 추워서 저녁도 미루어놓고 힘없는 낙엽으로 어둠을 맞이했다. 내 안에 뛰어다니던 가을은 가고 도툼한 옷으로 푹 싸인 내일(來日)은 걷다보면 만나는 바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한가로울 것 같다. 손도 주지 못했고 혼자서 생고생하면서 돌려막던 가을인데 겨울을 알리는 비가 온다. 두드리고 또 때리면서 빗몰을 차고 지나가는 소리만 가득 고인다. 문을 열었다 불러다 놓고 퉁기듯 추위가 적시면 달그닥 달그닥 찾아온 고개숙인 겨울 가을이 품고 떠난 초대장 아직 절실한지 늙은이는 바다로 간다. 2020. 11. 29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0. 11. 2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