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50 여름 휴가 여름 휴가덥다그늘도 없는 아파트에온 몸을 맡기면저만치 어릴 적 모습이지글지글피어나고 있었다.땡볕에가마니 위에서 바삭거리는강냉이와 튀밥을 바라보는내 눈이 슬펐는 지한 줌 가득 집어 주는뻥튀기 할배 곁에누렁이가 대신 꼬리를 흔들었는데....지금은흐르는 세월을 꼬집어도어찌나 더운지 눈이 감긴다.아버지는 새끼 줄에 매달린 논게를 사다가항아리에 뜨거운 간장을 붓고맛있게 여름을 보냈지만나에게 여름은 참 따분하고, 오이지처럼 짠 내가 났다.너무 더워서더운 나라를 휴가지로 택한깜찍한 발상이 더웠지만돌아와 보니아버지같은 여름은 찾지 못하고허덕이는 아들의 여름도언제 쯤 자리를 잡을련지? 2024. 8. 12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4. 8. 14. 무인(無人) 카페 무인(無人) 카페어떤 룩(look)에도 어울리고무거운 몸을덜어주는 카페(Cafe)우리 동네에도 있을까내 기억 한 쪽에 밀쳐두었던호수 끝그림 같은 커피 향은언제나 테이블 가득 이야기로 넘쳤고웃음으로한없이 내주었다.소나기 내려도자정(子正)을 지켜주고누구에게나아침을 함께 하고 픈 카페(Cafe)우리 마을에는 없을까옥수수 알처럼가슴을 풀어헤친 뒤커피와 함께작고여린 꿈을 찾아무인(無人) 카페에게 물어본다. 2024. 7. 23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p.s일상적인 것들과 완전히 다른, 독특하고 이색적인 카페(Cafe)는 많다. 카페(Cafe),북카페(Book Cafe), 베이커리카페(Bakery Cafe)를 뛰어넘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 2024. 7. 26. 흐르는 물처럼 토요일,강의를 마치고돌아오는 길에이팜나무 사이로 아카시아 꽃이피었다.서교동에서 연희동까지연대 뒷길에 가득 핀아카시아 꽃으로 배를 채우던어린 시절이 떠올랐다."그렁그렁한 두 눈"과 "베이글"2개의 문장?2개의 단어? 신한카드 문사장님이 내준 과제인데,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저녁으로 밀가루 반죽을 하고감자를 듬뿍넣어서수제비를 만들어도쉽게떠오르지 않은 시어(詩語)과연숙제를 풀 수 있을까?고민하며마을을 한바퀴 돌고,"눈물의 여왕" 시청률에 보탬이되고자TV를 보지만 마음은 씁쓸했다.내일은저 멀리포천의 아도니스cc를 갈려면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야 하는데끄적이다보니새벽 1시30분이 되었고쿠팡(Coupang)이 지나간다.없던 시심(詩心)을 끌어올렸더니정신은 초롱초롱하고나는내일,아니 오늘도 날새우고라운딩해야 할 것 같.. 2024. 4. 29. 가을(Autumn) 가 을(Autumn) 물감에 살짝 젖은 문밖의 가을, 목욕하는 선풍기를 피해 홀로 나왔다 시월(十月)은 길 위로 떠다니다 삐쭉 튀어나온 파란 무처럼 매끈하게 무성한 고구마 줄기 곁으로 내려앉아 가을과 벗이 되며 대문을 지키는 대추나무에 가을이 쌓이면 주렁주렁 자식이 익어가는 데 혼자 남은 늙은 호박은 몇 번이나 더 만날까 안쓰러워 시월(十月)에 맴돈다 뚝방길따라 만나는 열매들과 달콤한 이야기가 되는 가을 시월에 하나만 따다가 물어본다 2023. 10. 10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3. 10. 10.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