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2 북촌(北村)가는 길 북촌(北村)가는 길은 여유로웠다. 약속이지만 준비할 것이 없고, 만남이지만 부담이 없기에 나그네처럼 슬그머니 삼청동으로 들어왔다. 흘러내리는 나이를 감추다보면 차를 버리고 싶을 정도로 한가한 골목길을 따라 가파른 언덕에는 늦여름이 길게 널려 있었다. 잠시 쉴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케렌시아(Querencia)의 널찍한 베란다에는 천년의 기운을 간직한 인왕산의 눈매가 경복궁 너머 서촌마을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공간에 머물다 이순(耳順)을 지나 창업을 하고, 백세인생을 위해 텃밭을 일구며 마지막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2020. 9. 19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10. 30. 북촌(北村)가는 길 북촌(北村)가는 길은 여유로웠다. 약속이지만 준비할 것이 없고, 만남이지만 부담이 없기에 나그네처럼 여유롭게 삼청동을 진입한 뒤 북촌생활사박물관을 찾았다. 잠시 차를 버리고 걷고 싶을 정도로 한가한 골목길을 따라 가파른 언덕에 오르니 차 안에서도 숨이 찼다. 지나가는 과일장수 목소리만 없었지 어릴 적 산동네처럼 정겨운 맛을 느낄 수 있는 길가에서 지인(知人)이 반갑게 맞아준다. 한갓지게 다가오는 어린 시절을 잊어버리기 싫어서 앞장서서 남루한 한복집 옆 북촌생활사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오르자 마당 한 가운데 우물펌프가 보였다. 어릴 적 마중물 한 바가지 퍼서 열심히 펌프질하면 시원한 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아쉽게도 땅 속의 물과 연결이 안되었다고 한다. 학예사의 안내로 방에 들어서니 제.. 2020. 9.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