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읽다9 12월의 선물(膳物) 12월의 선물(膳物) 준 것도 없으면서 시간은 자꾸 내 몸에서 빼앗아 가는 지 원망이 많었던 11월이 가고 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홀홀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보면서 12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100원 짜리 동전에서 500원 짜리로, 탁구공에서 당구공만큼 소갈머리가 빠지면 어찌 살까 싶어 12월 내내 하늘만 바라보다 보니 고맙고 감사한 일도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섭섭한 마음에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를 외치고 돌아서는 길 콧물이 흘렀는데 멈출 줄 몰랐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3박4일을 보내고 어디서 어떻게 감기에 걸렸는 지 헤아리다 정신이 들었다. 아, 콧물감기도 성탄절 선물이었나? 작든 크든 금년 내내 내가 받은 모든것을 부정하고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만 원망했지 크리스마스 선물로 콧.. 2022. 12. 30. 나무관세을보살 나무관세을보살 내 그릇이 작아서 이렇게 아프다 봄비처럼 5월이 다 가도 가슴엔 퍽퍽한 먼지로 가득하고, 작든 크든 숙명처럼 맺은 인연 붙잡고 기도하지만 어디에도 없고 어느 곳에 있을까? 그저 바람 귀퉁이를 잡다 하루를 까먹고, 밤이면 뒤적이다 한움큼 물어버린 새벽에게 묻는다. 나무아비타불 관세을보살 내 그릇이 작아서 너를 담지 못하고 또 하루를 시작한다 2022. 05. 10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5. 9. 시집(詩集) 詩 集 교보문고로 이어지는 횡단보도는 햇살이 없다. 사람이 부딪껴서 6시까정 詩를 만났다. 묶어서 팔기엔 詩가 부족해 詩集을 뒤적였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딱 4편으로 신록(新綠)의 신발이 되고 싶었는데 어떻게 가슴에 붙이라고 그 많은 詩를 담을까? 시집(詩集)은 시(詩)를 가두는 댐 땀이 차면 흙에 도장을 찍어 걸었던 검정 고무신 한 컬레처럼 봄을 적셔 줄 詩集은 없었다.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횡단보도 앞에서 봄을 끌어안고 6시 약속 장소로 간다. 2022. 05. 03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5. 4. 봄비(春雨) 봄비(春雨) 겨울을 한입 베어물고 내리는 비 가끔 비가 오면 주위를 본다. 시간이 흘렀나 봄비는 젖기도 전에 찰랑거리며 너의 웅덩이로 갔다. 빗물처럼 흐르다 차 한잔 못하고 떠나가는 봄비는 바쁘단다. 우산없이 담아두면 젖지 않기에 뒤척이다 아침을 맞는다. 2022. 3. 11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3. 16.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