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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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이 또한 지나가리라

by 세월김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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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첫 날,

나무관세을보살씨는

100리터 짜리 쓰레기 봉투 버리고

16층 계단을 오르면서

정오의 햇살을 바라본다.

 

아프다는 것,

실감나지 않네요

 

3월부터 여름을 준비한다고

달력에

표시한 동그라미가

8월의 내 배를 바라보고 있지만

당뇨로 인한

하루에 먹는 약이 열 세 개.

 

그 숫자만큼만

나를 돌아보면 될 것을

밤마다

허기에 시달려

이것저것

물까지 13번 정도 먹고 잠이 들었다.

 

석회화 건염에서

척추협착증까지

병명(名)은 줄 서있는 데

어금니에 힘이 없어

일주일에 한두번 인사돌을 먹는다

 

하루에

피어대는 담배값이

한 달에 27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조만간

국립암센터에서

영장이 발부될 것 같다

발기부전이라고

압수수색 당하면 안되는데...

 

늙어간다는 것,

참 서럽네요

 

원인 불명의 시력 저하에

시신경 부종이라는 소견서를 받아들고

아차싶었다.

 

이삿짐싸면서

많이도 버렸는데

건강까지 재활용 봉투에 넣다니....

 

밤마다

걸으면서

갑자기 앞이 안보이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마음

구름이 되어 간다.

 

                         

                                       2022. 08. 01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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