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하여 해외워크샵을 갈 수가
없어서 택한 곳이 제주였고,
공식 명칭을 <제주워크샵>이라고 정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상황을 극복하려면
최소한 경험치가 더 좋아야 했기에
고민이 많았다.
제1기 매경빅데이터최고위과정은 북경 중관촌
(Zhongguancun High-tech Zone, 中關村)에서
개최한
<중관춘 세계빅데이터 박람회>를 관람했고,
3기부터 5기까지는 해외워크샵으로 중국 귀주성에서
매년 5월 말에 개최되는
<귀주국제빅데이터산업박람회>를 갔었기에
그 이상의 가성비를 지닌 워크샵을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최고위과정 시작부터
계속 남았다.
개강이 늦어지고, 덩달아 일정도 연기되면서
7월에서 9월로 연기했던 워크샵이었다.
괌이나 사이판도 불가능하여 결국 제주로 정하고
9월로 확정했지만 그나마도 10월로 연기해서
겨우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역시 코로나19 앞에서는 많은 원우들이 주저하였다.
특히 해외와 달리 국내는 참가신청 변경이 가능했기에
막판까지 원우들 일정 챙기다 지치기도 했다.
지난 번 졸업여행 때 확진자가 발생하여 수습하느라
머리를 싸맬 정도로 아픔(?)이 있었기에
선배 원우들 초청하기도 그랬지만 확정된
골프조를 맞추어야 하기에
막판에는 선배 원우들에게
일일이 연락하느라 애를 먹었다.
다만 기존에 진행했던 해외워크샵과 달리
제주워크샵은 1인 1실 호텔을 제공하고,
골프도 2회 라운딩할 수 있었기에
가성비는 좋았다.
게다가 책정된 기본 경비에서 남는 비용은
원우회비로 돌릴 수 있어서 향후 원우회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대략 천만원 정도 비용이 6기 원우회비로 이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은 23일(금) 골프를 망쳐놓았다.
어찌나 강했던지 아덴힐cc 옆에서 개최되었던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KPGA 골프대회도
취소될 정도였다.
제주는 10월부터 강한 북서풍이 부는 데
아덴힐cc는 해발 400미터에 놓여있기에
더욱 강풍에 노출되는 장소였다.
재작년 3월 말에도 제2기_매경콘텐츠최고위과정
워크샵으로 왔을 때도 알고보니 아덴힐cc였고,
그 때도 매서운 봄바람에 진짜 힘들었는데
또 그런 우를 범하고 말았다 ㅜ
다음에 제주에 골프행사를 개최하려면
동남쪽 골프장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고려되어야 할 것 같았다.
4일 차, 행선지는 섬 속의 섬
비양도(BIYANDO)였다.
습하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고, 사람 손이 닿으면
시들해져서 죽어버리는 예민한 비양나무는
비양도 주민들의 성격과도 닮았다고 하니
신비스럽기는 하지만
여느 섬처럼 걷기에 바람이 넘 좋았고,
톳으로 부족한 길이지만 제주의 섬생활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비양도 여행 주의사항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비양도의 돌은 비양도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하는 문구였다.
몸이 무거워 주머니에 넣을 여유는 없지만
사람들은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전히 주머니에, 가방에
돌을 넣고 가는 가보다...... ;;
비양도 선착장 앞에 유일하게 운영하는
올레카페(Olle Cafe)에서
워크샵 참석자 전원이 기념촬영을 했다.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다 사진 찍는다기에 왔는데
피우던 담배를 버릴 때가 없어서
슬그머니 입에 물었는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바다를 가르면서 남겨지는 흰 포말 어딘가에
우리의 추억도 있으리나 믿으면서 점심 장소로
가면서 그 곳에서 박선주교수를 만났다.
내 주위에 은근히 제주 출신이 많던데
제주에서 제주사람(?)을 만나니까 더 반가웠다.
박교수는 일시적으로 자녀 교육 때문에
제주 사람이 되었다.
바쁜 와중에도 MBN <로또 싱어>에 출연해서
1차전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에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가수로서보다는 학문적 열정이
누구보다 강했기에 박교수가 좋았고,
그래서 자주 연락을 하다가
제주 가는 길에 잠시라도 얼굴을 보기로 했다.
아쉽지만 올 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더 제주를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원우들 역시 밥먹다 얼결에 셀러브리티(Celebrity)을
만나서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았다.
가을 속으로 걷다가 만난 동굴에서
30여년 전 신혼여행지 라는 것을 알았다.
2박3일 이라는 짧은 기간을 정해놓고,
택시기사가 안내하는 데로 이곳저곳을 방문했고,
사진도 찍었지만 아픈 기억 때문에
잘 회상하지 않다가
문득 어딘가 낯이 익다 싶었는데....
장인어른이 6남매 중 유일한 딸이 결혼한다고
너무 기뻐서 술마시다 결혼식 앞두고 쓰러지시는
바람에 결혼식을 연기할 수 없어 강행했지만
하루만에 신혼여행을 접고,
상경한 뒤 장례식을 치루어야 했기에
어찌보면 11월의 제주는
무의식적으로 기억하지 않으려고 했나보다.
이런저런 사연을 만들고 떠나온
3박4일 제주워크샵.
뒤돌아보니 걱정이 앞섰다.
최소한 3일 정도는 지나야 안심을 할 수가 있어서
단톡방에 원우들에게 타 대학 최고위과정 확진 소식을
전하면서 주의를 부탁하였다.
안그래도 S대 최고위과정으로 인한 확진자가
40여 명이 넘고, 금융권에 감염고리를 최고위과정이
유발시켰다는, 집단 감염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 하에서
걱정이 앞섰다.
지난 번 졸업여행 때 확진자 발생의 후유증이 있기에
더 걱정이 되었다.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은 아니지만 언론사
최고위과정이기에 대략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오늘까지 걱정을 하다가 좀 여유가 생겨서
후기를 쓸 수 있었다.
확진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사회는 역학조사를 핑계로
주홍글씨처럼 확진자를 저버린다.
끌어안아야 함에도 우리 집단에서만은 그런 경우가
처음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이러한 벽 앞에서 하염없이 나약해지는
인간상을 볼 수 밖에 없으니
이 또한 슬플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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