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BAVI)가 갔다.
8월27일(목) 새벽5시30분에 웅진반도에 상륙한 뒤
한풀 걲이면서 비가 내린다.
근 4시간 넘게 문이란 문은 모두 꽁꽁 묶어놓은 뒤 떠나갔다.
태풍 바비(BAVI)처럼 코로나도 같이 떠날까?
오늘이면 자가격리 8일 째가 된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충주에서 시작된
제6기_매경빅데이터&인공지능최고위과정
졸업여행은
제천까지 이어지면서 세미나, 시상식, 토론, 산책으로
즐겁게 이어졌는데....
임시공휴일인 8월17일(월)까지는 비 한 방울 안맞고 극적으로
마무리한 골프행사와 워크샾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주고받았는데,
19일(수) 12시 경 추억에 금이 가고 말았다ㅜ
15일(토) 오후 5시에 개최한 워크샾 세미나 때 발표한 원우가
19일 확진 판정을 받고, 급하게 연락이 오는 바람에
잠시지만 패닉이 왔다.
급한데로 워크샾 참석 명단을 추리고,
톡으로 비상사태를 알렸다.
근 2시간 동안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가까운 보건소나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도록 원우들에게 요청하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나도 오후4시 경 일산 백병원에 가서 코가 찡하도록
검사를 받으면서도....
워크샾 참석 28명 전원을 단톡방에 모아놓고 실시간으로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바람에
20일(목) 수업에 대한 통보도 늦었지만
무엇보다 전원이 음성 판정 받는 것이 중요했다.
19일 자정 무렵,
첫 음성판정이라는 기쁜 소식을 알려 주었고,
20일 새벽부터 음성 판정을 알리는 톡으로 단톡방은
하루종일 바빴다.
모두가 확진자를 위로하였고,
한명도 빠짐없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자고
서로에게 격려해주었다.
22일(토) 정오가 지나면서 정말 28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은 12명은 자가격리가
해제되었다.
그리고 16명에게는 관할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통보와 함께
코로나 격리자를 위한 구호용품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자 구호물품이 생각보다 푸짐하고,
관할 보건소 별로 나름 독특했다.
<코로나19 원우방>이라고 선배 7명과 후배 21명이 모여서
단톡을 구성했다. 그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했으며 또한 확진자에게 힘도 주었고
그러면서 원우들 덕분에 많이들 웃고 친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꿈을 꾼 것 같았다.
한 여름 밤의 꿈처럼 초자연적인 힘이 28명 모두에게
기쁨을 주었지만
새로운 환경(현실) 앞에서 많이 당황했다.
자가격리 통지서 한 장에 갇혀진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나로 인해 회사 구성원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함.
여러모로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떠돌지 않아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어려운 시기를 같이 하면서 처음 맞이한 경험은
소중한 기억이 되었고,
자신만의 가치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 믿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21일에서 2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휴가 계획도 엉크러지고,
에어앤비를 통한 숙박은 위약금을 50% 이상 물어야 했다.
골프도 3건이나 취소해야 했고,
점심약속과 저녁 약속 그리고 결혼식도
일정에서 지워야 했다.
아침이 밝았다.
아직 태풍의 기운이 남았는지 비바람이 세차다.
격리가 해제되는 날,
새벽이 오면 말하고 싶다.
17세기 셰익스피어가 인간세계와 요정세계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갈등을 해결한 것처럼
바이러스(Virus)와 인간의
극적인 화해를 기다려본다고....
2020년 8월29일,
격리해제을 기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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