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8 남춘천 가는 길 남춘천 가는 길 터널 위에는 오십여년 살아온 햇수가 쌓여서 후두둑 떨어지고 있다. 생각처럼 쉽게 마음먹고 떠날 수 있는 내 주위는 시간이 없기에 문득 양수리에서 두 물을 바라보고 터널을 지날 때마다 가을대신 비상등을 켠다 통큰버스 옆으로 추월해야 만나는 가을 올렸다 내렸다 가을을 마주하면서 서종(西宗)을 지나친다 2016. 10. 27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5. 8. 가을과 겨울사이 자전거 앞바퀴는 밟아도 소리가 나지 않는 가을을 지난다. 아프다고 한들 남을까 작년처럼 낙엽은 출구를 지키면 나에게 없는 추억으로 떠나려 한다. 순서대로 아픔을 낳고 열 달이 지나고 있다. 가을에 묻고 겨울에서 찾다보면 바람따라 멀어져 가는 가을, 어깨에 매달려 찾다보면 멀어져가는 너. 2021. 11. 11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5. 1. 세월을 읽다 세월을 읽다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을 때 달은 여렸다. 꼭 그래야 했나 살며시 뿌려놓고 간 눈 아래 무말랭이처럼 귀기울이다 떠난 세월(世月)을 보고 하루를 헤아리다 갈 곳 없어 문을 열면 달그닥 달그닥 찾아온 겨울. 동지(冬至)에 배고픈 젊은 달, 아궁이따라 눈물을 훔치며 자꾸 창문을 열어본다. 세상을 버스로 지하철로 실어나르다 눈을 뜨니 중년이었고, 눈을 감으니 중천(中天)에서 달은 세상을 쓴다 지루한 비에도 그릇은 넘치고 욕정(慾情)에 드는 시간은 짧기에 반달은 나가는 여름을 바라본다 꼭 떠나야 했나 사는데 감사한 적 없기에 달의 숨을 들으며 예순짜리 지갑에 시들지않게 가을을 넣고 세월을 읽다 2021. 1. 11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1. 1. 22. 가을 소묘(素描) 가을소묘(Falling in Autumn) 바람이 시월에 놀다가 내려왔다. 문득 뒤돌아볼 때 사는 게 달달하면 가을은 출근길 모퉁이를 돌아서 친구처럼 감미롭고 고마운지 담벼락에 동그라미 그렸는데.... 자꾸 아래로 처진다 9월에서 시월까지 십보(十步)도 안 걸리는 데 가을은, 가슴을 건너서 차분하게 안으로 흐른다. 살면서 친하고 다정한 것 몇 안되지만 정오(正午)에 가을 햇살, 집나간 남자(男子)를 찾는다. 몸이 시리도록 지난 시간(時間)이 아쉬워 서툰 낙엽을 따라 걷다보면 가을은 구구절절 손님이었다. 씨없는 낙엽에 머물다 퇴근길 하늘에도 떨어지는 가을은 시월(詩月)에 걸려있다. 2021. 10. 10 세월을 읽다_김세을 가을의 소묘 p.s 매년 9월 말이 되면 가을 앞에 서성이다 10월을 맞게 된다. .. 2020. 10. 1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