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름내 사용했던 유리컵이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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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여름내 사용했던 유리컵이 떠났다

by 세월김 2026.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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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 사용했던 유리컵이 떠났다》

추석은
무슨 생각에 빠졌는지
물 한모금 먹고
담배 한 개비 피다
보닛(bonnet) 위에 올려놓은
컵도 잊은 채
시동을 걸었을까?

감정 소비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너무 많은 것을 골똘히 떠올리다
샤인머스켓은 저렴한데
김치가 너무 비싸서
깜박 잊었나보다.

추석이면
어김없이 사거리를 차지하는
현수막의 웃픈 글귀가 오래 간다

"문신이나 가출 경험이 있는
소,돼지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기억은
여름내 사용하던 유리컵에 담겨
깨지고
찢어지고
아파서
울고 있겠지?

점점 쪼그라들어가는
기억만
추석을 맞아 떠나고 있다

              2026. 9. 24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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