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선물(膳物)
준 것도 없으면서
시간은
자꾸 내 몸에서 빼앗아 가는 지
원망이 많었던 11월이 가고
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홀홀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보면서
12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100원 짜리 동전에서
500원 짜리로,
탁구공에서 당구공만큼 소갈머리가 빠지면
어찌 살까 싶어
12월 내내 하늘만 바라보다 보니
고맙고
감사한 일도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섭섭한 마음에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를 외치고 돌아서는 길
콧물이 흘렀는데
멈출 줄 몰랐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3박4일을 보내고
어디서 어떻게
감기에 걸렸는 지
헤아리다
정신이 들었다.
아,
콧물감기도 성탄절 선물이었나?
작든 크든
금년 내내
내가 받은 모든것을 부정하고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만 원망했지
크리스마스 선물로 콧물 감기를 받았다는
것을 못느꼈다.
콧물감기를
며칠 남지 않은 12월의 선물로 받아들이고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기로 했다.
약먹고 자고
물먹고 자고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눈이 퉁퉁 부었지만
더 미룰 수가 없었다.
언제 잃어버린 지도 모르고
핸드폰 폴더 속의 면허증으로 살아왔지만
10년 만에 돌아온 갱신기간 앞에서는
더 버틸 수가 없었다.
자율주행으로 구간단속을 여유있게
지나고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으로 갔지만
엄청난 갱신인파에 기가 죽었다.
4시에 도착했는데
내 번호표는 2134번이었고
창구의 순서는 970번이었다.
그 때 누군가 꾸겨진 번호표를
버릴려고 하길래
얼른 받아보니 1037번이었다.
12시에 뽑은 번호표가 1037번이고
오후 4시에 뽑은 번호표가 2134번이었으니
무려 4시간을 횡재했다.
30분만에
새로운 면허증을 받아들고
만약
나에게 4시간을 떙겨주는 번호표를 준다면
그 댓가로 얼마까지 지불할 것인가?
난 주저않고 2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었다.
아니 저녁 6시 약속을 감안한다면
4만원까지도 지불할 것 같아서
색다른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콧믈을 흘리는 3박4일 동안
소중한 선물을 받았었다.
인사혁신처에서
국가 인재데이터베이스 구축에 기여한 공이 크다고
그 공로를 인정해서 표창장을
집으로 보내왔다.
그동안
매경빅데이터AI최고위과정 원우들을
국가 인재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덕분에
개방직인 통계청 빅데이터통계과 과장으로
선임되는 공로를 인정받게 되었다.
올 해도
나는 많은 이들에게
선물을 받았다.
1월이 되면서
생일이라고 축하선물을 받았고
귀한 줄기세포도 시술받았으며
5월에는
84명이라는
역대 최고의 인원이 최고위과정에 입학을 했고
특강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진행하였다.
2023년
계묘년에는
시집(詩集)을 발간하여야 한다.
의미있는
그림과 사진을 선물한 지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연초에 마무리해서
꽃피는 3월에는
<세월을 읽다> 라는 시집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마
내년에도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무형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그런 마음가짐으로 한 해를 보낸다면
내년 12월에는
12월의 선물이라는 글을
안써도 되지 않을까 싶다.
2022년 12월 29일
세월을 읽다_김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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