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Single)
일반적으로 싱글하면,
화려한 싱글이나 돌아온 싱글까지 포함해 혼자사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골프에서는 한자리 수 이내의 스코아를 기록할 때 싱글이라고 한다.
정규 타수가 72인데
여기다 9를 더한 81까지를 싱글로 보는데
어떻게 된 것이 80과 81은 알아주지를 않는다.
나 역시도
지난 4월 중국 하이난 섬에 하롱베이 골프장에서
기록한 싱글은 정확하게 80개였다.
마지막 2홀을 남겨두고
파를 연속으로 하면 79인데
정말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80을 기록하게 되었다.
그런 탓인지
모두가 그 기록에 대하여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동반자들은 귀국해서 싱글패도 만들어주고
싱글라운딩으로 천룡cc도 초대해주었다.
살짝 가슴에 응어리가 남아있었기에
4월부터 지금까지
그러니까 5개월 동안 끝임없이 싱글에
특히 국내산 싱글에 목말라했는데....
드디어 내가 해냈다
2007년 9월 27일,
은화삼cc에서...

서코스에서 티업을 하여
전반을
4개 오버한 40개
후반을 버디 한 개 잡아서 1개 오버한 37개
합이 77개였다
17번 홀 Par3에서 가볍게 온을 한 뒤
버디로 확실하게 싱글을 굳히려 했지만
아쉽게도 7미터 내리막 퍼팅이 벗어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코스 9번 홀
가을 단풍이 바람에 떨어지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는 티박스인데
오늘은 티박스를 오픈하지 않고
겨울용 인조 티박스가 반겨주었다.
침착하게 티샷을 하고
150야드 남은 세컨 샷이 내리막이어서
신중에 신중에 기해 세컨 샷을 했는데 홀에서 멀었다.
캐디에게
76이 좋을까, 77이 좋을까 물었더니
남자캐디 왈, 77까지 티칭 프로 자격증을 준다고 하길래
버디를 노렸지만
속으로 버디를 못해도
숫자상으로 볼 때 77이 더 오래 기억할 것 같아서
과감하게 버디펏을 했으나 3미터가 짧았다.
결국
버디를 놓쳤지만 내가 원하는 77이 되었고
돌아다 보니 감개 무량했다.
골프를 배운지 4년 차
4년 동안 라운딩 횟수는 대략 200회 정도.
수도권 골프장 중 한 두개를 빼고는 다 가볼 정도로
애착을 갖고 매달린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지하 골프연습장에서 2개월도 채 안된 상태에서
7번 아이온 하나 믿고 라운딩했으니
골프 폼은 어떠했을까?
지금 생각하니 참 민망하였다.
동생이 준 클럽으로 시작하여
퍼터와 드라이버 그리고 우드를 두세번 씩 바꾼 후
오늘의 결과를 얻었지만
금년 8월,
큰맘먹고 클럽을 테일러메이드 경량스틸로 바꾼 뒤로
부드러운 스윙의 참맛을 느끼게 된 것이
싱글의 가장 큰 힘이 되었다.
내가 달성했지만 정말인지 의아했다
점심을 먹고
축하의 작별 인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차를 세워두고
한참동안 이 사람 저사람에게 문자를 날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국내산 싱글을
오늘 은화삼에서 기록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세을 올림
ㅎㅎㅎ
신난다.
이제
골프 안쳐도 배가 부를 것 같았다
정말 미련스럽게 골프에 매달려
아직도 박사학위 논문을 못쓴 아쉬움을 더 이상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았고
좀더
새로운 눈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한번 더
한 홀 한홀을 되집어보지만
아슬아슬한 고비도 몇 번 있었고
롱 펏 두세 개 덕분에 이 싱글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개운했고 스스로 복기(復技)하면서
싱글(SINGLE)을 자축하였다.
첫 홀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감기 기운이 목을 감아 돌았고,
중추절이라고 처가집에 갔다가 모기에게 엄청 물려서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서코스 첫 홀은 롱홀이었다
부드럽게 친 티샷이 오른 쪽으로 흘렀지만
쓰리 온하는데 지장을 없었고
버디를 한번 노려보다가 말았다.
두번 째 홀
오르막인데 앞 선 이차장의 티샷이
카트 길을 맞고 두번 튀어서 왼 쪽 페어웨이로 들어갔다
최근에 고친 샷 중 하나가 오르막이라고 해도
절대 전방을 보지말고
그저 공만 보고 부드럽게 치면 갈 것은 다 간다는
논리(?)를 머리에 심어놓았기에
똑같은 방법으로 티샷을 했다.
행운인지 앞선 이차장처럼 카트 길을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난 3번이나 튀어서 페어웨이로 들어왔다.
ㅋㅋㅋ
어제 땀 뻘뻘 흘리면서
장인 산소로 성묘 간 덕분이라고 했더니
동반자들이 한마디 씩 한다
역시 성묘 중에 가장 더 위력적인 것이 처가집 성묘라고...
침착하게 투온을 했지만
오버한 탓인지 보기를 했다 에궁
세번 째 홀은 내리막 Par 4로
그린 앞 280야드 정도에 헤저드가 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좌그린이 쉬워보였다
잘 맞은 드라이버 덕에 여유를 가지지만
약간 내리막 라이였다
아뿔사
부드럽게 아주 부드럽게 친다는 것이
그만 너무 부드러워서 헤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더블보기를 하고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 오늘도 싱글은 날개를 달고 날아가나보다~
카트가 언덕 길을 감아 올라가는 동안
어려운 골프 앞에서
잠시 숙연해졌다.
다시 하고 싶었다
그 홀만큼은 여느 홀보다 더 잘할 것 같았는데
더블보기를 하다니...
그럼 네번 째 홀은 어쩌라고?
힘이 빠진 덕인지 드라이버가 생각보다 멀리 못 나갔고
150야드 세컨 샷이 그린 앞에 멈추고 말았다.
동반자가 버디를 했다
덕분에 약간 자극이 되었다
사실
오늘 라운딩은 내가 스폰였다.
즉, 접대받는 것이 아니라 접대하는 자리였다
동반자도 한명 바뀌었다
추석 연휴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라운딩할 것을 제안하던
김차장이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못 가겠다고 해서
급히 박기자로 바꾸었다.
파워풀한 백돌인 진차장은 시작한지 이번이 10번 째 라운드였고
박기자 역시 90 전후였기에
싱글을 꿈꾸기보다는 걍 적당히 잘치면 그만인 자리였다.
헌데
예상 밖에 한달 반에 나온다던 이차장이 버디(Buddy)로
나의 승부심에 불을 지폈다.
다섯 번 째 홀은 Par3
내리막이었다.
재작년 공기청정기 골프대회 때 홀인원 상으로 벤츠가 걸렸던 홀
오늘은 주말인지
거리는 별 차이가 없으나 우그린이었다
보기 좋게 뒷 땅을 쳐서 그린 근처에 버물렀지만
어프러치를 잘해 파(Par)로 마무리했다
여섯 번 째 홀
주말 탓인지 티박스도 많이 빼놓았고
그린도 헤저드 앞의 좌그린 대신 우그린을 사용하였다.
150야드 세컨 샷이 제주도 온을 하였고
내리막 퍼터가 많이 오버하여 7미터를 남겨두었다
먼저 동반자 이차장이 파를 하였다.
이를 악물고 롱펏을 성공시켰다
아, 이 기분^^
나중에 알았지만 이 펏이 싱글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전반의 가장 어려운 오르막 롱홀인
일곱 번 째 홀을 앞두고
신경을 바짝 썼다.
부드러운 스윙 덕인지
100야드 셔드 샷을 앞에 두었다
오르막을 감안하여 가볍게 쳤지만
아침 햇살이 눈부셔
공이 어디로 갔는지 못 보았는데
가보니 그린 오른 쪽 밖으로 밀려있었다.
지금도 이해가 안갔다
잘 그리고 부드럽고 침착하게 쳤는데...
2미터 옆 라이의 퍼팅을
오케이 준다고 했다가 말았다가 하는 바람에
파를 놓쳤다
여덟 번 째 Par3에서 버디를 놓치고
마지막 홀에서 파를 해
전반에만 4개가 오버였다
그늘집에서
감기를 다스리고자 쌍화차를 찾았지만
없어서 홍삼드링크를 마시고
소금으로 계란 한 개를 먹었다
핸디캡 1인 서코스 첫 홀
하지만 주말 덕인지
앞으로 쭈욱 빼놓은 레귤러 티덕분에
거리는 짧았고
어려운 헤저드를 건너는 수고를 덜하도록
그린도 좌그린이었다
골프장마다 주말과 주중 핸디가 있지만
은화삼cc는 그 차이가 아주 심했다.
드라이버가 밀려서 오른 쪽으로 갔고
세컨 샷을 하려니 스탠스는 양호하나
그린 앞에 커다란 미루나무가 서있었다.
저것을 넘기면 버디 펏을 노릴 수 있고,
비껴가면 한번 더 어프러치를 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저 미루나무 꼭대기에 공이 맞아서
떨어진다면 어디로 갈까?
휴유~~
고민 끝에 약간만 비껴서서 툭 친 것이
그 높은 미루나무를 1미터 이상 떠서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신났다
아쉽다면 그린에 맞은 공이 런이 생겨 에어프런까지 굴러가 있었다.
첫 홀 가볍게 파하고
오르막 두번 째 홀에서 잘 쳐올린 세컨 샷 덕분에
드디어 오매불망 기다리던 버디를 하게 되었다.
갑자기 언더가 되었다
세번 째 홀은 내리막 롱홀이었다
오른 쪽으로 잘 못치면 공도 못찾는 러프였고,
왼 쪽도 헤저드가 놓여있기에
더 몸이 움추리게 되는 홀이었다.
역시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겼다
나의 티샷은 예쁘게 페어웨이 한 가운데 앉았는데
동반자 2명은 오비가 나고
한명은 카트 길 옆으로 흘렀다.
세컨 우드 역시 한가운데로 잘 갔다
마지막 60야드를 남겨두고
오랜 만에 61도를 꺼냈다
연습장에서 30~40미터를 힘껏 공의 뒤를 치면 빽스핀을 먹는,
아주 근사한 웨지(Wedge)지만
예민한 것이 단점이다.
역시 그린에 잘 안착은 했으나
런이 많았다
버디 펏은 너무 멀었고 파로 마감하였다
오르막 네 번 째 홀에서도 파를 하고
승승장구하는 마음으로
다섯 번 째 헤저드 낀 숏홀을 맞이하였다.
주중이면
버드나무 너머 그린에 깃발이 꽂아있었을 텐데
주말이라 우그린이었다.
티 샷이 왼 쪽으로 훅이 나서 온을 하긴 했는데
에이프런(Fringe)이었다
여기서 너무 힘을 주는 바람에 25미터 롱 펏이
건너 편 프린까지 올라가 버렸다
다시 어프러치를 해서 간신히 보기(Bogey)로 막았다
언더에서 이븐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오르막 롱홀이었다
서코스 첫 번 째 어려운 롱홀에 이은 두번 째 Par5.
이것만 이겨내면 정말 싱글이 한걸음 더 다가올 것 같았다
옆 라이 3미터 파 펏을 성공시키면서
일곱번 째 내리막 Par4의 티박스에 섰다.
순간
전화가 왔다
어제 처가에 오면서
중간고사 때문에
독서실에서 공부한다는 큰 딸과 같이 내려오지 못했는데,
아침11시가 다되었는데도
집과 핸드폰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휴,
이 무슨 악재인가?
싱글이 중요한가?
아님 딸내미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가?
분명 어제 11시에 독서실에서 집에 간다고 문자가 왔는데...
집에 도착했다는 것을 확인안하고
오늘 새벽 라운딩 때문에 일찍 잤기에 더 걱정이 되었다
5번 우드로 힘차게 쳤다
똑바로 아주 시원하게 잘 날아갔다
동반자들이 세컨 샷을 할 동안
집으로, 핸폰으로
다시 집사람에게, 처가댁으로 전화를 하지만
큰 딸의 소식을 들을 수 없어서 급한 김에 딸 친구에게 전화까지 했다.
집에 좀 가달라고 부탁하려는데,
그 친구 역시 학원에 가는 중이란다.
세 컨 샷이 아주 가볍게 그린 앞 언덕을 맞고
그린으로 흘러들어갔다.
아파트 관리실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버디 펏이 비껴가면서 파를 했다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확인이 되었다
11시가 다 되었는데 아직도 자고 있었단다. 쩝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못하고 파를 하면서
77를 만들었다.
다시한번 더 동반자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사실
접대하는 자리에서
자기가 잘 치겠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행동인가를
접대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기에
이번 행동은
미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골프는 정말 미친 짓인 것 같았다
푸 하 하 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