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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미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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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월김 2025.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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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무엇에 놀라서 떴는지 한참을 생각해볼 정도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내 손에는 핸폰이 들려있었고

딸내미가 자기를 데리러 오라는 소리만 들렸다

 

깜박 잠이 든 것이

6시이니까

얼추 3시간 30분 동안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푹 자고 말았다

 

아직

목덜미가 뻐근하고

술에 덜 깬 듯 머리가 아프고

하얀 공만 생각해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느글거리는 기분.

지금 이 심정으로는

다시는 공을 보기도 싫었다^^

 

꼬불꼬불

가평의 유명산 자락을 넘어서

여주로 가는 길은

주로 1차선이기에 추월도 할 수 없어서

마음만 급했지

시간만큼 거리가 줄지가 않았다

네비게이션에는

아직도 40키로미터 남았다고 알리는데 시간은  티업까지 40여분 남았으니....

 

중간에 잠시 쉬면서

골프화를 벗고

구두로 갈아 싣었지만

자동차 전용도로까지는 아직도 10여 키로 남은 것 같았다

 

가서

샤워는 커녕 세수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옷도 못 갈아입고

바로 라운딩을 시작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아직은

그래도 오전 리츠칼튼 cc에서의

마지막 홀 짜릿한 버디가 입안을 상큼하게 만들어주었다^^

 

작년

3월의 쌀쌀한 날씨에 처음 가본 이후

1년 사이에 꽤 많이 출전을 해서

어느 정도 리츠칼튼의 코스를 터득한 나로서는

드림코스 첫 홀과 마지막 홀만 조심하면

가볍게 80대 중반은 달성할 것이고

근 한 달동안 부상으로 처음 나서는 남사장 정도는 충분하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첫 홀에서

160미터를 남겨두고

7번 우드로 가볍게 올려서

파를 기록했기에 두 번 째 Par5 내리막 개미허리 홀에서만

욕심안내고 지나간다면 충분할 것 같았는데....

 

아뿔싸

200야드를 남겨두고

5번 우드로 셔드샷을 한 것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4온에 원 펏, 즉 파를 기록하는 데

무난할 것 같다는 생각에 빠졌는데...

벙커에서 한번 헤매고

퍼팅에서 한번 오버하고 나니 더블보기가 되고 말았다^^;;

 

아쉬움에 3번 째 홀에서

파를 기록하지만

4번 째 홀에서

무슨 생각에서인지

한번도 티샷에서 3번 우드를 잡지 않던 내가 잭 니클라우스 3번 우드를 잡았다.

사실 3번 우드를 이번에 새로 장만한 탓도 있지만

230에서 250 야드를 남겨두고

헤저드에 빠질까봐 드라이버를 안치고 우드를 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요새

거리 좀 난다고 자만에 빠진 탓인가?

결과는 참담하게 훅이 나서 숲으로 사라져 버렸고

헤저드 티에서 친 샷이 또 오른 쪽으로 생크가 나서 OB가 나고....

 

참 많이 왔지만

드림코스 4번 째 홀에서 이리도 많이 쳐본적이 없었는데...

 

정신차리고

퐁당퐁당하는 스코어를 만회해보려고

브라인드 홀인 다섯 번 째 홀에서 심기를 다스리고 있는데

남사장 후배가 친 티샷이

글쎄 그린을 지나쳐 에어프런에 멈추었다는 것이다

앞 팀에서 잘못했으면 맞을 뻔 했다고 할 정도로 300야드 정도 가다니...

 

그 뒤로도

비젼 코스 두번 째 홀에서도

후배는

브라인드 홀이건 탁 트인 홀이건

항상 깃대만 보고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고 하면서

친 티샷이 그린 앞에 벙커 때문에 원온이 안될 정도의 장타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이 쉬운 홀에서도 오비가 나고

후배가 예의상, 아니다 접대상 1미터 버디를 지나쳤지만

기분은 말할 수 없이 꺼져버렸다.

 

결국

전반을 11개 오버한 47로 마치고

후반에서 신중을 기울인 덕에

마지막 전 홀까지 5개를 오버할 수 있었다

 

비젼코스 마지막 홀은

왼 쪽으로 도그렉 홀이지만

페어웨이가 넓어서 그다지 어려운 홀은 아닌데

우리들은

이곳에서 딩동뎅을 하기로 했다

감히 300야드 장타자를 앞에 두고

롱기스트를 뽑겠다고 한 것이었다 ㅎㅎ

 

남사장 후배는 역시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나는 똑바로 페어웨이 중앙에 갔다 놓았고

남사장은 나보다 10여미터 앞으로 보냈지만

벙커 쪽이었기에

당근 페어웨이가 아닌 줄 알았는데

가보니 누가 벙커 초입까지 바짝 잔듸를 깍아놓았고

그 덕에 남사장이 롱기스트가 되었다

투덜거리면서

궁시렁거리는 내 맘을 알았던지

남사장이 뒤뚱거리면서 뒷 땅을 쳤다

ㅎㅎ

결국 난 2온을 하고, 남사장은 3온을 하고...

여기서 극적으로 8미터 버디펏이 성공하면서

멋진 휘날레를 장식하였다

아침과 다르게 후끈 달아오른 한 낮의 더위도,

그 기분에

힘든지도 모르고 흥얼거리면서 여주로 향할 수 있었다^^

 

2008년 5월

여주의 캐슬파인cc를 찾았을 때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MB정부는

FTA를 통하여 국면을 전환해보려다

광우병 파동으로 한 치 앞을 구별 못하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과 원자재 가격 때문에

발목을 잡혀서

그 여파로 골프장 곳곳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

 

4년 전에는

그늘집에 간단한 식사와 음료수도 판매하였는데

지금은

냉온수기만 덩그러히 놓여져있었다.

비용 탓인지 최대한 직원을 고용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입구에서 골프백도 내려주는 직원이 없어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스스로 내렸고

집에 가는 길에도

직원은 안 보이고 열쇠만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수도권 인근보다 좀 떨어진 골프장은

그린피가 싸서 주중에 찾기가 수월했는데

요새는 기름값이 너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다보니

별 차이가 없어서

천안이나 원주 같은 외곽엔 골퍼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얼굴 가득 흐르는 땀을 씻을 겨를 없이

락커로 갔다.

티업 시간이 1시 47분인데

남은 것은 15분 정도.

그 시간으로 옷 갈아입고, 씻고, 썬크림 바르고, 밥 먹고
티박스에 섰는데

기분과 다르게 공은 헤저드로 빠져버렸다.
나원참

동반자들이 오전에 쳤으니까

몸도 풀렸고 그러면 훨씬 잘칠 것이라고 칭찬 반 농담 반 하는 것을

웃으며 받아들였는데 쪼루가 나다니....


드라이버 헤드가 460cc를 향해 가는 2008년도에

아직도 2000년대 우드 같은 드라이버로 곧잘 날리는

우교수에게 기를 빼앗겼나?

아니면 100만원 짜리 퍼터가 안 맞는다고

5만원 짜리 다 낡은 퍼터로 전반 내내 롱퍼팅을 성공시킨 김교수님에게 홀렸나?

 

첫홀부터 헤매다 겨우 정신차리고
후반을 맞이하지만
정신은 멀쩡한데 마음과 달리 몸이 안따라주었다 ㅜ

 

게다가

캐디언니는 자상한(?) 김교수님보다

후반 첫 홀에 비겨서

두번 째 홀에 파를 기록한 내가 배판이니까 당근 2장을 가져가야 한다고 우기니

자기가 앞장 서서 전반에도 비겼어도 한 장씩 가졌다고 한장만 주려고 한다.

순진한 캐디언니가

속 깊은 김교수님의 안목(?)을 몰라서 그렇지...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캐디언니를 붙잡고

자초지종을 알려주자니 낯 뜨겁고

이래저래 속상해

꾹 참는데 버디까지 한 나에게 버디 피 받아서 캐디언니에게 주고

그 다음에 스킨 받은 한장을 그 때까지 한 장도 못 먹은 오교수에게 주란다  으그그...

 

버디 피 만원을 받은 캐디가

그제서야

나에게 미소를 짓지만

내 속은 검게 타고 말았다

전반에 무려 4개를 오버해서 40개를 기록한 김교수님은

이상하게 배판임에도 불구하고 걍 한장 가지고 갔다

왜?

뭤 땜시 그랬을까?

그러면서도 캐디언니에게 잊지않고 립서비스를 한다

내가 두장 가지고 가면 저 사람들이 미워하니까 한 장만 줘~~~ 라고....

 

처음엔

이상하다 했는데

알고보니 OECD 가입을 피하려고 한, 일종의 병법이었다

아하, 그런 고 난이도의 기교가 있다니....쩝쩝쩝

 

그런 것도 모르고

우리 캐디언니 마냥 기분좋게 김교수님 편을 들어주다니....끌끌~~~

 

하지만 모든 이치가 차면 넘치듯이

아무리 그래도

OECD를 피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후반 시작한 이후 4번 째 홀에서 드디어 김교수님이 OECD가입을 하었다.

그것도 순도 100% 짜리로...

 

보통 주말 골퍼들은

OECD 기준을 자기가 낸 돈의 70%로 정하고

주중 골퍼들은 최소한 80%를 적용하는데

굳이 100% 적용을 강조한 김교수님.

판돈의 50%를 넘어 가져가면

그 다음부터는 모든 것이 배가 되고(한홀에 2개까지 토하던 것을 4개까지 토하고)

오빠삼삼해가 오빠나도삼삼해로 바뀐다는 규정은

꺼내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분명 3월에 이포cc에서 그 규정을 적용할 때 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가 넘으면서

목마른 나에게

시원한 바람과 함께 드디어 행운이 찾아왔다.

8번 째 Par3 190야드 홀에서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김교수님이 우드 대신 드라이버로 티샷을 한 것이 그만 오비가 나고,

OB티에서 올린 네번 샷마저  벙커로 빠지고...

ㅎㅎ

그런 덕분에 파를 한 나는

니어 1장에 배판 2장 그리고 OECD 벌금 2장

합이 5장을 먹어버렸다

ㅋㅋㅋ

오전 리츠칼튼cc 마지막 홀에서 놓친 롱기스트 대신

버디로 피날래를 장식하더만

이번 캐슬파인cc에서의 무력감을

한방에 날려보낼 수 있었다^^

 

서늘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클럽하우스 대식당 테라스에서

호젖하게 상을 차려놓고 바라보는 석양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5년 전

골프를 시작할 때와는 뭔가 색다른 맛이 느껴지는....

 

문제는 오늘 아침이었답니다

내가 가보지 못한 메이저 골프장 중에 하나인
곤지암cc
그곳을 가고 싶어 애를 태운지
근 2년 만에 회원의 위임장을 써서 오늘 갔는데...

 

2008년 들어

4월 15일 비발디파크에서 새파란 양잔듸에 놀란

그 마음으로

4월 29일 히든밸리에서 아쉬운대로 만난 양잔듸.

5월16일 휘닉스파크에서 화끈하게 혼이나고

5월 21일 무주에서 바람과 함께 새로움을 맛보지만

이내 5월 23일 비발디파크에서 얕보다가 맥없이 무너지고

5월 29일 캐슬파인에서 총 점검을 하였는데...

 

총6번의 양잔듸 라운딩을 통하여

충분하게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마음은 하늘도 올라갈 것 같지만 우째서 몸이 이다지도 안움직이는지....

첫 번 째 Par5 롱홀 세컨 3번 우드가 훅이 나서

페어웨이를 벗어났는데

이상하게 비발디나 휘닉스와 다르게 캐슬파인처럼

B러프는 양잔듸가 아니고 중지였고

곤지암은 마운틴코스가 지난 여름 잔듸가 다 죽은 바람에 새로 이식한 것이

아직도 자리잡지 못하여  수리지 상태였다.

그런 곳에 떨어진 볼을

우드잡고 올리려고 한 내가 잘못이었다

퍼더덕 거리면서 뒷 땅을 치고

다섯 번 만에 올린 그린, 2퍼팅하여 시작하자 더블보기를 기록하고 말았다.

 

요 며칠동안

전반은 더블보기와 쓰리블보기가 간혹 보여도

후반에 잘 막았으니

여유를 가지고 진행했지만

세번 째 Par3 홀에서 3미터 버디를 놓친 후
정말 심각한 그린 공포증으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안풀렸답니다

 

네번 째 홀에서는

드라이버가 확실하게 헤저드에 빠지지 않고 걸터앉는 바람에

벙커에 들어가서 헤매다 쓰리플 보기를 하고

다섯번 째홀에서는

분명 56도로 60미터를 보낼 수 있는데

이상하게 워터 헤저드에 퐁덩^^;;

 

마음과 달리

샷이 흔들렸다.

보기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맘을 굳게 먹고

드라이버와 세컨을 잘해서 2온하면 퍼터가 쓰리퍼터요

여차하면 거리 조정이 잘못되어 그린까지 서너번도 예사였다.

 

에궁

동반자 2명이 후반에 다 버디를 잡았는데
나 혼자 헤매다
결국 94를 치고 말았다.

비발디파크를 가고. 히든밸리를 가고, 휘닉스파크를 가고,
캐슬파인을 간 것도

곤지암cc의 양잔듸에 적응하고자 였는데...

 

그런데

이런 컨디션으로 신교수를 따라가

그 먼 고성의 파인리즈cc를 갔다면?

라운딩 중간 중간에

그런 생각을 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이

정말

신교수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제 김교수님이 안가서 덕분에 호강하는 것 같아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무너지고 나서의 이 괴로움을
글로도 쓰지도 못하고
끙끙거리고 있는데
왜이리 잠은 오는 지....

아~~

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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