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트밸리cc
2001년 10월에 개장, 총 46만평 대지 위에 27홀의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스트밸리CC는 풍수지리학상 명당으로 손꼽히는 앵자봉 정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동코스와 남코스는 산너머로 렉스필드cc와 마주하고 서코스는 길 건너 저 편으로 남촌cc와 그린힐cc를 바라볼 수 있는, 경치가 아주 좋은 골프장이다.
최고의 시설, 친절한 서비스, 철저한 회원 관리를 통해 국내 상위의 고품격 골프장으로서 자리 매김한 이스트밸리cc를 꼭 가고 싶어서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잠시 차를 세워놓고, 이정표만 바라보기를 몇 번 한 끝에 지인 찬스도 아니고 골프플라자를 통하여 드디어 가게 되었다.
98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왼쪽에 커다랗게 이스트밸리cc 안내문이 있는데 알고보니 입구가 아니었다. 한참을 들어가야 진짜 이스트밸리 진입로가 나오는데 바보처럼 좁은 2차선 갓길에 차를 대고 담배 한 대 물면서 가고 싶어했다니 씁쓸했다.
기다림이 길었는지, 기대가 컸는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부터 비가 오더만 8시30분 티업 시간에 이르러서는 좀 잦아들었지만
우산을 쓰고 라운딩할 정도였다. 가을 비 우산 속에서 라운딩이라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시작한 이스트코스는 페어웨이에서 멋지게 얻은 타수가 숏퍼팅의 실수로 다 까먹고, 전반을 만회하고자 다짐했던 사우스코스는 긴 거리와 코스 레이아웃에 대한 적응 부족 그리고 젖은 페어웨이로 인하여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스트밸리cc와의 첫 대면은
영 기대에 못미치는 실력으로 비와 함께 아쉽게 오래 남았다.
하지만 그 뒤로 많은 지인들에게서 이스트밸리가 아주 편하고 쉬운 골프장이란 소리를 많이 듣게되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이스트밸리cc는 전체적으로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있고, 블라인드 홀이 없어 남녀노소,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즐길수 있는 대중적인 코스라고 한다. 전체 27홀 중 이스트 코스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계곡 사이에 위치한 코스로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사우스 코스는 숲과 호수 사이에 벙커가 숨어 있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지만 도전적이며, 웨스트 코스는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코스로 산 정상에서 탁 트인 넓은 시야를 한눈에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그런가?
첫 라운딩 후 속으로 묻고 또 물었지만 내가 봤을 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전체 27홀 중에 웨스트 코스는 아직 안가봐 모르겠지만
사우스 코스는 쉬워보이면서도 깔깔하게 느껴져 결코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될 코스였다.
아직 웨스트코스를 안 가봤고, 지난 번 갔을 때 비가왔으니 이번엔 정말 이스트밸리가 어떤 지 다시 느껴보기로 다짐을 했는데 아뿔사 전날부터 시작된 늦가을 추위가 12시45분 티업인데도 불구하고 쌀쌀했다.
이스트밸리cc 3개 코스 중 가장 높은 정상에 위치한 웨스트(서)코스는 난이도 측면에서도 제일 쉬운 코스였지만 이상하게 스코아가 나오지 않았다. 첫 홀 Par5 롱홀에서 세컨 샷을 욕심 내서 뒷 땅을 치고 어프로치 샷을 실수해서 결국 더블보기를 하고 말았다. 마지막 내리막 2개 홀에서 연속 파를 기록하면서 그늘집에서 정종으로 몸을 따스하게 만들었는데 정체가 심하다고 사우스(남)코스로 바뀌었다. 나원참 난이도가 두번 째 라는 이스트(동)코스에서 뭔가를 보여줄려고 했는데 자기들 맘대로 코스가 지체된다고 물어보지도 않고 막 바꾸었다. 명문 골프장의 가치있는 횡포에 황당했지만 지난 번 비올 때 엄청 뒷 땅을 쳐서 상처투성이가 되었던 사우스(남)코스에서 뭔가를 보여 주고 싶었다.
내리막 첫 홀에서 티샷을 아주 잘 갔다놓고, 내리막에서 그만 뒷땅을 치고, 깃대 앞 벙커가 두려워 헤매다 최악의 스코어를 만났다.두번 째 홀은 2개의 헤저드를 건너야 하는 Par5 롱홀인데 장타자라면 티샷으로 잘 갔다 놓고 세컨 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겠지만 짤순이라서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내리막이니 티샷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겠다 싶었지만 세컨 샷 앞에 놓여진 헤저드가 너무 멀어서 끊어가기로 했다. 지난 번 가볍게 생각하다가 뒷 땅을 하두 많이 쳐서 다섯 번 만에 그린에 올린 아픈 기억 때문인지 이번에는 너무 잘 맞아서 그린을 오버했다. 그래도 롱펏이 성공해서 보기를 했고, 세번 째 홀도 잘했지만 4시가 넘으면서 뚝 떨어진 추위는 정말 바람과 더불어 서있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이젠 추위와 싸워야 했다
후반 3개 홀을 남겨두고는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이 얼어서 그만 들어가고 싶었다. 지난 번에는 우천으로 인하여 가졌던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했는데 이번에는 추위가 발목을 잡았다.
11월 초인데 너무 추워서 미운 이스트밸리cc.
그 뒤로 몇 번 방문했지만 기대한 만큼 의미있는 기억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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