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기 보다는 초여름이 더 어울릴 정도로 한여름의 날씨를 보이고 있는 시기에
개인적으로 투어(PGT/Personal Golf Tour)를 하기로 했다.
4월부터 시작한 코리안투어에 김경태 선수가 2연승을 하고, 3연승 문턱에서 미남 홍순상에게 우승컵을 내주었지만
24일부터 시작하는 SK텔레콤 오픈 2007에서 우승의 향방이 기대되는 시기에 내가 무슨 투어인가 싶지만
우연한 기회에 4일간 부킹이 잡혀서 흔히들 하는 4 Rounds 72 Holes Stroke Play 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통 예선을 2일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결승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나도 2일 간 예선을 하고 컷오프 기준을 90으로 잡았다.
첫날,
서원밸리(Seowon Valley)에서 라운딩을 했다.
오전 7시20분부터 시작해서 50분까지 동호회 6팀이 한 코스에서 라운딩을 하는 바람에 근 한시간을 기다린 뒤 시작할 수 있었다.
흔히들 동호회는 몇 시까지 모여서 기념촬영하고 그 다음에 인코스와 아웃코스로 나뉘어서 라운딩에 들어가는데
골프장에서 배려를 안한 탓인지 한코스에서 6팀이 6분 간격으로 기다렸다가 티업을 하는 바람에 그 지루함이 이루말할 수 없었다.
덕분에 4인 테이블을 혼자 차지하여 4명이 먹고도 남을 시간을 가지고 아침을 먹고도 시간이 한참 남아 혼자서 열심히 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했다
지난 5월 1일 찾아왔을 때는 약간 비도 왔지만 모래를 뿌려서인지 그린(Green)이 명문골프장 답지 않아서
스코아가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의 연습그린은 촉촉하지만 빨라보였다.
드디어 마지막 팀 차례가 왔다. 허리가 아파서 한 명이 빠진 채 3명이 한조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지만
내 머리 속은 버디를 몇 개 낚을 것이고 어떻게 하면 싱글을 만들 수 있는 가에 골몰하였다.
사실 이번 퍼스널 투어(PGT)를 위하여 금요일 구파발 123에 가서 연습볼 1박스를 치면서 드라이버 구질을 살폈고,
아이언 타법을 자리매김했으며 일요일 다 늦게 올림픽cc에서 언더 파에 도전도 했다.
6시에 시작해서 9시에 끝난 올림픽cc 나인 홀은 어김없이 나에게 아픔을 주었지만 천천히 조심스럽게 하면 가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에 내심 서원밸리에서의 라운딩은 새로운 기록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첫 홀, 난 세컨 샷에서 고개를 드는 바람에 온(On)를 못하고, 제일 알딸딸한 40미터 어프로치 샷을 남겨놓았는데
서드 샷에서도 10미터 전 에이프런(Apron)에 놓여지는 바람에 4온을 했고 짧은 퍼팅을 놓쳐서 더블보기를 했다.
동반자들이 파(Par)를 했다는 사실에 더 의기소침하고 허무해서 다음 홀 파3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으나 쓰리퍼팅을 했다.
8시 이후의 따사로운 햇살은 그린(Green)을 엄청 빠르게 만들어서 연습 그린에서의 노력을 터무니없게 만들었다.
마지막 두 홀을 연속으로 파로 마감하고, 후반을 기대했으나 첫홀부터 드라이버 샷이 슬라이스가 나서 방카에 안착하여
파를 방해하더니만 얼마 전 첫홀에 버디하고 두번 째 롱 홀에서 벙커에 들어가 헤매다 더블보기했던 그 악몽이 내 발목을 잡으면서
결국 OB를 내고 쓰리플 보기를 하고 말았다.
전후반 합이 92.
마음은 80대 중반을 끊을 수 있을 것 같았으나 빠른 그린에 적응못한 퍼팅 때문에 허물어지고 말았다.
두번 째 날이 밝아왔다.
라운딩 장소는 충주에 있는 임페리얼 레이크cc인데, 조정리댐을 끼고 조성된 아늑한 분위기의 골프클럽이었다.
시간대는 12시 중반. 셋째 날부터 중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소식 때문인지 첫 날의 햇살은 사라지고
습기가 많은, 무더운 날씨였다.
9시 30분까지 하남 만남의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일산에서 최소 한시간 반 이전에 출발하여야 하기에 8시에 집을 나섰는데
다행인지 차가 안막혀서 약속 장소에는 9시에 도착하였다. 혼자 커피도 마시고 이곳저곳 전화를 해서 오늘 하루의 일도 어느 정도
수습하던 중 친구들이 하나 둘 씩 모였다.
아직 도착안한 친구를 기다리며 두리번 거리던 중 낯은 익지만 조금 틀려보이는, 대학교 동기를 25여년 만에 만났다. 세상에,
가끔은 우연하게 길거리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처럼 10미터 앞에서 대학 동기를 만나다니 너무 반가웠다. 간단한 안부도 전하고 바뀐 전화번호도 입력하고 헤어진 뒤 7명이 차 2대로 나누어 충주로 출발하였다.
임페리얼 레이크cc의 클럽하우스와 락커 그리고 사우나 시설은 양호했다. 식사하기 전 2층 라운지에서 바라본 전경(全景)은
한폭의 수채화였고, 호수를 끼고 조성된 그린과 페어웨이는 물길에 흐르면서 정갈하고 시원해보였다.
시작부터 조편성에 너무 많은 기를 쏟아부었던지 첫 홀에서 티샷은 넓직한 페어웨이를 선택하지 않고, 나홀로 방커 턱을 택하였다.
동반자 3명, 구력 2년에 작년부터 엄청나게 성장하여 왕싱글이 된 고사장과 3년 전 겨울 번개 때 김포 씨사이드cc에서 만나고
일본에서 생활했던, 전혀 정체가 전혀 파악되지 않은 최프로 그리고 나의 희망이자 왠지 같이 치면 편할 것 같은 분위기의 제우스는
첫 홀에서 가볍게 파(Par)를 했다.
일파만파도 아니고 아우디(외제차 아우디는 심볼이 원이 네개라서 파를 연속으로 네 개하면 아우디 라고 한다)도 아니고
핸디받고 스크라치하는 입장에서 혼자 보기했을 때의 느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어제 서원밸리에서도 동반자 2명이 첫홀에 가볍게 파(Par)하는데 홀로 더블보기 했을 때 황망함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최프로를 쫒아서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그늘집마다 찬물에 세수까지 해가며 심기를 다스린 효과가 있었던지
전반을 5오바로 끝낼 수 있었다. 좀더 신경썼으면 그리고 마지막 홀에서 보기만 안했다면 성적이 더 좋았을 뻔했다.
후반 시작 전, 가볍게 맥주에 사이다를 타서 맥사를 한 두잔 마신 탓인지 드라이버 샷까지는 잘 보냈는데, 분명 힘빼고 아주 좋아하는 110미터 세컨 샷을 쳤는데 뒷 땅이 나다니... 피칭을 들고 다시 연습 스윙을 해보니 또 뒷 땅이었다. 원인은 푹푹찌는 무더위에
취기가 올라 촛점을 잃어버린 탓이었다. 간신히 쓰리온하여 2펏에 보기를 기록하고 아쉬움을 달래고자 맞이한 Par3.
역시 술기운에 힘조절이 안되어 훅이 나고 말았다.
전반의 긴장이 소맥에 너무 쉽게 풀어져버리다니 아쉬웠다. 다시금 정신을 차려 몸을 추려보지만 헤저드 낀 아일랜드 Par 5 내리막 13번홀에서는 투온의 욕심과 앞의 헤저드 때문인지 세컨 샷이 무너져 더블 보기를 기록하고, 맘먹고 투온한 14번 홀에서는
제우스의 능숙한 잔소리에 기죽어 버디가 보기가 되고 말았다. 다시한번 맞이한 헤저드 낀 Par5 15번 홀. 제우스와 최프로가 우드로 투온을 시도하다 제우스는 헤저드로 빠지고 최프로는 버디를 했다. 나는 서드(Third shot ) 샷에 힘들어가서 뒷 땅 한번 치더니
4온하고 퍼팅을 두번 해서 보기를 기록하였다.
첫 날의 빠른 그린에 적응하랴, 둘째 날의 적당한 그린에 적응하랴 냉탕 온탕을 오가면서 퍼팅 강도를 조절하는데 실패한 탓인지
후반은 쓰리 퍼팅이 다반사였다. 이대로 가면 전반 41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후반 7번 째홀까지 8오버로 후반을 44로
끝내고 나니 스코어가 85였다. 첫날과 둘째날 합이 90이면 컷오프 탈락이기에 오늘은 최소한 88를 기록하여야 하는데...
앞으로 남은 두홀에서 쓰리 오버만 안하면 되었다. 게다가 눈 앞에는 내리막 Par3. 최소한 파 아니면 버디를 노려볼려고 지켜보는데
최프로가 그린 오버(Over)가 되었고 고사장과 제우스는 남의 집 그린에 올라갔다.
이 얼마나 기다렸던 찬스인가 싶어 아이언 7번을 잡고 135미터를 툭 쳤는데 아뿔사 왼쪽으로 훅이 나면서 남의 집 그린을 지나
도로 위에 떨어져 치솟더니만 나가버렸다. 너무 허무했다. 85 미만이 될 수도 있었고 전반에 수금한 돈을 다시 한번 더 만져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쉬웠다. 결국 Par 3에서 양파를 하고, 마지막 홀에서 기쓰고 파를 한 덕에 88를 기록하여 2일 간 기록이
90이 되어 스스로 통과되었다.
돼지고기 찌개에 동동주와 맥주를 마시면서 둘째 날의 화두는 골프 룰과 에티켓이었다. 특히 후반 오르막에 좌로 90도 꺽어진
도그렉(Dogleg) Par4 14번 홀에서 고사장의 행동이 압권이었다. 안그래도 앞 팀의 진행이 늦는 것 같아서 기다리면서 계속 궁시렁거리던 최프로의 눈에 앞으로 갔던 고사장이 다시 뒤로 오는 것이 보였다. 닥스배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서 좋은 경험(주로 경기룰 적용에 따른)을 한 최프로 입장에서는 고사장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는 것이었다. 일차적인 잘못은 캐디에게 있는 것 같아보였다.
세컨 샷이 OB지역으로 간 것 같으면 잠정구를 치도록 해야 하는데 이제 캐디 경력이 3개월 밖에 안되었다니...나원참. 고사장 입장에서는 세컨 샷이 안보이고 캐디언니는 뱀나온다고 찾을 생각을 안하니 OB지역까지 몸소 가서 공을 찾아서 한 타라도 줄여볼려고 제자리로 가서 친다는 것이 상식 밖의 행동으로 연출하게 되었다.
골프에서의 에티켓은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다. 중년의 사모님들이 저 멀리 남해의 사우스케이프cc를 고급차를 타고 내려갔다가 천원 짜리 내기 골프를 하다가 서로 맘이 상한다고 그 중 한 명이 서울로 올라가버리는 웃픈 이야기를 들려줄 때 골프에서의 에티켓은인정하기 싶지 않아도 인정하면 쉽게 풀릴 수 있다. 골프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에 대하여, 흐르는 강물을 역행하는 것이기에 라운딩 시에는 조금만 양보하면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퍼스널 골프 투어(PGT)의 셋째 날이 밝았다.
장소는 기흥IC를 지나 왼쪽으로 꺽어 코리아cc 퍼블릭을 지난 뒤 나타나는 골드cc였다.
서울 강남권에서 30분거리에 위치한 기흥단지에 110만평의 대규모 사업장을 조성, 코리아CC(27홀), 골드CC(36홀),
코리아 퍼브릭cc(9홀) 등 총 72홀을 갖추고 그 주변으로 주거용 빌리지 등 레저시설로 이루어진 Korea Golf & Art Village.
부러웠다, 그 규모와 시설이. 작년 첫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에 코리아cc를 처음 방문해 추위 속에 라운딩한 탓인지
봄이나 가을 쯤에 한번은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는데 기회가 왔다. 동반자는 신약개발을 하고 주로 해외로 수출을 하다가
내수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젊고 훨출한 조사장과 케이블TV 편성실장 그리고 언론사 김차장이었다.
첫홀은 부드로운 어프로치로 투온의 아쉬움을 메꾸었지만 퍼팅에서 밀려서 보기를 하였다 퍼스널 투어 첫날의 빠른 그린에서
놀란 가슴을 둘째날의 느린 그린으로 달래보려다 감을 잃어버렸는지 셋째 날의 퍼팅 역시 흔들렸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맞아 떨어지듯이 두번 째 홀부터는 바람이 심했고 그 영향으로 Par 3에서 티샷이 OB가 나고, 제자리에서 다시 친 샷은 잘 맞았는데, 바람에 한참을 밀려 남의 집 근처로 가버려서 쓰리플 보기를 했다.
라운딩은 넷이 했지만 골프 내기는 허실장님과 둘이서 했기에 양파는 자연스럽게 더블 판이 되었고, 모아니면 도란 생각으로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셋 째 홀 티샷을 하지만 티샷이 훅이 나서 산으로 가버렸다. 4온을 기대하고 올린 샷은 그린 오른 쪽으로
밀리고, 어프로치 샷 역시 부족해 또 한마리의 갈매기를 그리고 말았다. 네번 째 Par 5 홀에서 버디 찬스도 만들면서 보기플레이를 이어나갔지만 갈매기 2마리 때문에 전반은 49로 마감할 수 밖에 없었다.
골드cc 마스터 코스의 후반은 롱홀과 숏홀이 3개 씩 되었다. 하지만 잃어버린 퍼팅 감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백돌이 시절, 왜그렇게 공이 안맞았는지? 홀이 끝나면 동반자에게 줄 돈은 왜그리도 많은지? 핸디는 평판으로 받고 잃을 때는 배판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내기 골프. 한술 더 떠서 양파만 하면 어김없이 배판이 되어 핸디로 받은 돈은 금방 없어지고 민족자본까지 동원해야 하는
규칙이 미웠다. 그 아픈 기억이 떠올라 후반은 드라이버도 세컨 샷도 퍼팅도 난조를 보여서 백돌이 시절처럼 그만치고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스코어 관리가 안되었다. 게다가 15번 홀에서의 티샷이 백오십 야드목(나무)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당근 무벌타 드롭(Drop)인줄 알았는데 캐디가 벌타를 먹어야 한다고 하는 바람에 어이가 없었고 그 후유증으로 간신히 16번 Par3홀을 보기로
막을 수 있었다.
이제 2홀을 남겨두었다.
17번 홀은 더블 그린으로 좌 그린에 홀(Hole)이 있는데 우그린만 보였다. 내리막 Par 4. 가볍게 그리고 힘있게 친 티 샷이
시원하게 훅성으로 날라가 버렸다. 카트도로 쪽 언덕으로 가는 것 같더니만 순간적으로 사라져버렸다. 캐디언니가 무전기로 앞팀과 연락하고서야 티샷이 언덕맞고 그린으로 들어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글(Eagle)

보통 세컨 샷에서 투온에 원바운드로 혹은 깃대 맞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데 나는 운이 좋게도 티샷이 언덕 맞고 그린에 굴러들어 가서 2.5미터 퍼팅을 성공해서 만들은 이글(Eagle). 살짝 흥분되었다. 16번이나 퍼팅이 안되어서 속으로 될데로 대라는 식으로
밀어친 이글펏이 쏙 들어갔을 때의 기쁨은 예술이었다. 각자 가지고 있던 스킨스 상금을 다 나에게 주고, 스크라치하던 상금까지
다 나에게 줄 때의 황송함. 이글 볼에 사인도 하고 캐디언니에게 팁도 5만원 주고 한 달 뒤에 이글 라운딩 부킹도 하였다.
그 전에 이글 트로피 만들어 다시 만나자고 약속도 한 뒤 일행과 헤어지고도 한참이나 어리벙벙했다. 실감이 안나서 아는 지인에게 문자로 알리고, 기분 좋게 행복한 낮잠을 차 안에서 잤다.
어제는 아침 6시40분 티옵인 관계로 5시에 일어날려고 일찍 잘려고 했으나 버릇상 1시가 넘어서 잠에 들었다. 모닝콜에 눈을 뜨면서 방금 꾸었던 꿈이 눈앞에 쫘악 펼쳐지고 있었다. 버스에 내려서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눈 앞에 내리막 시원한 그린이 보이고 그 위를 잔듸깍는 트랙터(?)가 둥근 원을 그리고 있었다. 두개나.. 그것이 이글을 예고한 것일까?
청룡,황룡,흑룡 중 어느 곳이 될 지 모르는 특이한 코스 배정 방식의 천룡cc에서 나흘 째 라운딩을 맞이하였다.
너무 늦게 도착한 탓에 허겁지겁 달려간 흑룡코스는 방금 비가 그친 탓인지 페어웨이가 젖어있어서 뒷 땅이 심했고
그린은 속도를 감지할 수 없어서 첫홀은 더블 보기를 기록하였다. 두번 째 홀은 Par4임에도 불구하고 오르막 탓인지 길었고 시원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벌써 사흘 째 라운딩을 했으니 아마추어 입장에서 기력이 쇠한 것은 당연한 것 같았다 만사가 귀찮았지만 버릇처럼 티샷을 하고 우드를 잡고 아이언과 어프러치를 하면서 기운이 좀 회복되었다.
카트가 없어서 겉다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해서 허무하게 무너진 홀이 전반과 후반에서 각 한번 씩 있었다.
전반 6번 홀 500야드 Par5, 티샷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음을 감사하면서 우드로 적당히 붙쳐놨는데 어프로치가 그린 언덕을 넘지 못하고 뒤로 굴러내려왔다. 그래도 4온이니 퍼팅을 잘 해서 붙이면 보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언덕이 자꾸 걸렸다.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그린이 빨라서 홀을 한참이나 지나칠 것 같았다. 결국 언덕을 또 넘지 못하고 제자리에 온 공을 보면서 어찌나 허탈하던지... 아뿔싸 4온에 4퍼터, 상상할 수 없는 스코어였다.
푹푹찌는 날씨 앞에서 체력은 페어웨이에 고개를 박고 일어설 줄 모르고, 마땅하게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후반에 황룡코스를 맞이했다. 두번 째 홀에서 기막힌 8미터 퍼팅을 통해 버디(Buddy)를 맛보았다. 사흘 간의 개인적인 투어 속에서 처음 맞이한
버디는 참 상큼하게 다가왔다. 흥분도 잠시 3번 째 Par5 롱홀에서 버디 턱을 했다. 티샷이 벙커에 빠지고 탈출을 했지만 또 빠지고
나오면 다시 빠지고 정신없이 참 많이도 쳤다. 전반의 Par5 롱홀에서 4온에 4퍼팅했다면 후반의 Par5 롱홀에서는 6온에 2퍼팅을 했다. 기억하기 싫은 롱홀을 지나고 그늘집에서 냉우동을 맞이했을 때의 시원함. 저렴한 가격에 큼직하면서도 세련되게 디자인된
그릇에 얼음과 우동 그리고 야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냉우동 충청도 진천까지 먼 곳을 찾은 노력의 대가를 충분하게 보상받을 수 있었고, 사흘 간의 퍼스널 골프 투어(PGT)를 통하여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 수가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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