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년, 윤달의 라운딩
태음력과 태양력의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윤달을 두고, 윤달이 든 해를 윤년(閏年)이라고 하는 데 4년에 한 번 2월 29일을 두는
윤년, 윤달의 번개 라운딩은 아주 뜻깊은 날이 될 것 같았다. 만약 이 날 태어난 사람이 있다면 4년 뒤에난 생일을 만나야 하는
것처럼 윤년 2월29일에 잡은 미친 번개는 4년 마다 기억을 되새김하게 될 것 같았다.
번개 장소는 포천에 있는 썬힐GC, 멤버는 <골프는 미친짓이야 Golf is merely madness> 회원 4명이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지금은 엄두가 나지 않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추워도, 눈이 와도 라운딩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양평TPC와 태릉cc갔다온 이후로
2월 들어서는 처음 라운딩을 가지게 되었다. 한 밤중에 27홀에 13만원이라는 유혹에서 시작해서 예약을 하고, 점심식사와 그늘집 비용, 카트비를 포함해서 1인당 18만5천원 정도 비용이 발생했지만 겨울의 끄뜨머리에서 마음껏 신나게 휘둘러본 하루치곤 비용에 의미가 있었다.
카페지기가 번개를 하면 하늘이 안 도왔는데... 오늘은 아침에 불던 바람도 잔잔하게 멎고, 해가 뜨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없어서 춥지않았다. 겨울엔 바람이 문제였다. 바람만 없다면 겨울은 4계절 중에서 운동하기에는 딱 좋은 계절인 것 같았다. 썬힐GC는 썬코스와 밸리코스 그리고 파인코스가 정규홀이고 힐코스가 퍼블릭인데, 싼게 비지떡이라고 27홀을 힐코스로 시작해서 파인코스를 거쳐 또밸리코스를 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힐코스로 가도록 아주 얄밉게 배정이 되었다.
근데 썬힐은 왜, cc가 아니라 GC일까?
다시말하면 썬힐은 컨츄리클럽이 아니고 골프클럽이다. 그렇다면 cc와 GC의 차이는 무엇일까? GC는 Golf Club의 약자로 원래
골프 코스를 포함해 클럽 하우스 등 골프만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골프장을 뜻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져서 퍼블릭 골프장을
의미한다. 골프 회원권을 분양하지 않고 누구나 예약해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주의 파크밸리, 여주의 남여주, 인천 서구 인천그랜드,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포천 베어크리크, 용인 레이크사이드, 영종도의 스카이72 등이 GC로 이름 뒤에 붙어있다.
반면 cc는 Country Club을 뜻하는데, 주로 도심에서 떨어진 교외에 골프 코스를 갖추고 건강을 위한 운동과 비지니스 개념이 골프와 접목되어있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의 구분은 모호한 점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 골프장 중에서 나인브릿지, 동래베네스트, 마이다스밸리, 서원밸리, 안성베네스트, 용평, 일동레이크, 캐슬파인, 파라다이스, 핀크스, 휘닉스파크 등이 'G.C(GOLF CLUB)'를 사용하고 있는데 회원제가 중심이 되어있고 퍼블릭은 법정 허가 기준에 맞추는 정도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썬힐도 회원제27홀에 퍼블릭9홀로 구성되어 있고, 골프장 내에 골프텔도 갗추어 있음을 볼 때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적인 정서에서 볼 때 cc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골프장을, GC는 대중적인 골프장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그나마 혼동을 줄이게 될 것 같았다.
4년 전, 국내에서 골프장 이용률이 가장 좋은 곳이 썬힐GC라는 신문기사를 접했는데 지금도 썬힐은 주중이든 주말이든 마샬(Marshals)을 야전 사령관으로 삼아서 골퍼들의 진행을 일사불란하게 진두지휘함은 물론이고 GPS를 장착한 카트를 도입,
앞 홀과 일정한 거리나 시간이 초과시 LCD화면에 경고 메세지가 뜨게 하는 아주 첨단적인 진행을 구현하고 있다.
힐코스 첫홀에 세월이 Par를 해서 기선을 잡고 시작한 라운딩은 전반을 세월 44개, 신교수 48개, 이부장 51개,사랑님 48개를
기록하였다. 100일 전에 서원밸리에서 싱글한 신교수가 저조한 가운데 백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랑님이 보기플레이를 펼쳐서
동반자들을 놀랍게 만들었다. 아침과 점심을 겸해서 먹은지 9홀 만에 우리는 그늘집에서 국수와 묵밥을 시켜서 후딱 먹어치우고,
날씨만치나 여유있는 라운딩을 즐겼다.
보통 퍼블릭 골프장은 티옵 간격이 7분인데 썬힐GC의 티옵 시간은 어찌나 짧은 지 간격이 좁아서 재촉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근데
오늘은 오전 막팀이자 오후 막팀인지 뒷팀이 없고 앞팀도 비어서 황제 골프보다는 한 수 밑인 왕(王) 정도의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이러저런 이유와 핑계로 둘러치고 시작한 후반에 롱홀에서 이부장이 3미터 버디 펏을 성공시켜 첫 버디를 하였고, 그 다음 홀은 3명이 Par를 하고... 전반 내내 굴곡없이 페이스를 유지하던 사랑님만 후반들어 가끔 빨간 공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였지만 나름 긴장된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다. 반면 팽팽한 분위기를 깬 것은 신교수였다. 3번 홀부터 5번 홀까지 내리 더블보기를 하면서 무너졌고, 그 틈을 비집고 카페지기인 세월이 5번홀 Par4에서 11미터 약간 오르막 퍼팅을 그림처럼 직선으로 홀컴에 넣어 버디를 기록하였다. 그 다음부터 연속 사이클 버디 찬스를 놓쳤지만 오랜만에 정말 잘 맞았어서 기분이 아주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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