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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묘(Falling in Autumn)
바람이
시월에 놀다가
내려왔다.
문득
뒤돌아볼 때
사는 게 달달하면
가을은
출근길 모퉁이를 돌아서
친구처럼
감미롭고 고마운지
담벼락에 동그라미 그렸는데....
자꾸
아래로 처진다
9월에서 시월까지
십보(十步)도 안 걸리는 데
가을은,
가슴을 건너서 차분하게
안으로 흐른다.
살면서
친하고 다정한 것 몇 안되지만
정오(正午)에
가을 햇살,
집나간 남자(男子)를 찾는다.
몸이 시리도록
지난 시간(時間)이 아쉬워
서툰 낙엽을 따라 걷다보면
가을은
구구절절 손님이었다.
씨없는 낙엽에
머물다
퇴근길 하늘에도
떨어지는 가을은
시월(詩月)에 걸려있다.
2021. 10. 10
세월을 읽다_김세을
p.s
매년 9월 말이 되면
가을 앞에 서성이다 10월을 맞게 된다.
코로나19도
비껴갈 수 없었나보다
지나간 시(詩) 아직도 붙잡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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