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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立冬)
문을
조금만 열었다.
보는 것으로
추워서
저녁도 미루어놓고
힘없는 낙엽으로
어둠을 맞이했다.
내 안에
뛰어다니던 가을은 가고
도툼한 옷으로 푹 싸인
내일(來日)은
걷다보면
만나는 바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한가로울 것 같다.
손도 주지 못했고
혼자서
생고생하면서 돌려막던
가을인데
겨울을 알리는 비가 온다.
두드리고
또
때리면서
빗몰을 차고 지나가는 소리만
가득 고인다.
문을 열었다
불러다 놓고
퉁기듯 추위가 적시면
달그닥 달그닥
찾아온
고개숙인 겨울
가을이
품고 떠난 초대장
아직 절실한지
늙은이는
바다로 간다.
2020. 11. 29
세월을 읽다_김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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