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Minari)」는
독립영화를 다루는 세계적 권위의
선댄스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서
미국 극영화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제25회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으며
제93회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전세계 100여개의 상을 받았고
배우 윤여정 개인적으로만 30여개의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서 많이 들었기에
아카데미상이 열리기 전에 봐야
영화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비오는 봄날
시간을 내어 찾아갔다.
코로나로 인하여 극장 안으로 팝콘 반입이 금지되는
바람에 당황(?)스러웠다.
항상 영화관에 가면
영화비보다 더 많은 팝콘과 음료수 비용 때문에
영화보러 온건지
팝콘 먹으로 온건지
헷갈렸는데...
그러고 보니 코로나 사태 이후 영화관을 간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거실 1열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익숙해진 탓에
영화보는 내내 지루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사탕수수를 연상케하는
미국 이민사(移民史)를 떠올리며
영화 「미나리(Minari)」를
봤다면
실망이 클 수 밖에 없다.
캘리포니아에서 병아리 감별사로
십년을 일하다 야망을 갖고
아칸소의 시골 벌판에 트레일러 집을 마련한 뒤
한국적 채소들을 길러보려는
제이컵(스티브 연)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들 때문이라도
낯선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는
모니카(한예리)의 초반 갈등은
영화 「미나리(Minari)」를 보러온 것에
만족을 느꼈지만
갈등에 이어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과정이
뭔가 석연치 않아 긴장감이 떨어졌다.
반면
배우 윤여정의 소탈하고 현실적인 연기는
영화 「미나리(Minari)」에서도 잘 드러났다.
가방가득 고추가루와 멸치 등을 싸들고
미국까지 찾아오는 엄마의 정서와
통하지 않는 콩글리시로
손자와 소통하고자 애쓰는 할머니의 고단함을
배우 윤여정은 누구보다도
잘 표현해주었지만.....
뜬금없이
냇가에 가서 미나리 씨를 뿌리고
갑자기
뇌경색으로 병원에 간 뒤
그 몸으로 쓰레기를 태우다
채소 창고에 불을 내는
최절정(Climax)에 이를 때
이야기 전개는
영화에 대한 믿음을
관객에게 주지 않았다.
하나의 설정 하에
캐릭터를 표현할 의지를 배우에게
허용했지만
(아카데미상 최초로 배우
윤여정이 연기상에 노미네이트)
전반적으로 영화 「미나리(Minari)」는
이야기(Story)가
매끄럽지 못하다보니
각각의 씬(scene)이 흩어져
처음과 끝이
아직도 시작인가 싶게
느껴지게 된다.
이사온 뒤
악화된 기상예보와 토네이도(tornado)로
인한 환경적 역경을 극복하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기대했다면,
아무데나 자랄 수 있는
생명력 깊은 미나리가
영화 속에 이야기에 감동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관객의 잘못이었다.
영화 「미나리(Minari)」는
밋밋한 결말처럼
가슴에서 잠시 있다가
금방 잊혀질 것 같았다.
p.s
영화 「노예12년」과 영화 「문라이트」를
통해서
천편일률적인 할리우드 상업영화보다는
다양한 소재의 차별화된 시나리오를
선별하여 제작하는 영화 제작사 '플랜B'의
공동대표인 브래드 피트가
영화 「미나리(Minari)」의 제작사란 점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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