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65 북촌(北村)가는 길 북촌(北村)가는 길은 여유로웠다. 약속이지만 준비할 것이 없고, 만남이지만 부담이 없기에 나그네처럼 슬그머니 삼청동으로 들어왔다. 흘러내리는 나이를 감추다보면 차를 버리고 싶을 정도로 한가한 골목길을 따라 가파른 언덕에는 늦여름이 길게 널려 있었다. 잠시 쉴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케렌시아(Querencia)의 널찍한 베란다에는 천년의 기운을 간직한 인왕산의 눈매가 경복궁 너머 서촌마을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공간에 머물다 이순(耳順)을 지나 창업을 하고, 백세인생을 위해 텃밭을 일구며 마지막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2020. 9. 19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10. 30. 시월(十月)의 사랑 시월(十月)의 사랑 시월은 누군가 붙잡아도 자꾸만 간다 찬바람이 졸다가 일찍 찾은 가을 잎새에 물감이 내리면 새겨진 사랑은 다 어디로 가는 지 이별도 따라가는 것을 시월에는 몰랐다. 뭐가 그리 바쁜지 여전히 노을과 함께 남자는 가을을 타고 사랑은 누군가 불러도 낙엽으로 잠들다. 2022. 10. 20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10. 20. 가을 꿈 가을 꿈 하늘이 가을을 닮아 키가 크다 덩달아 내 눈도 높아져 구름이 되고 바다 건너 저 먼 곳으로 햇살이 떠난다 꿈을 꾼다는 것은 희망을 품고 원하는 것을 낳고 생명을 연장하려 하기에 가을은 하늘을 닮아 꿈도 높다 2022. 09. 20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9. 21. 한가위(仲秋節) 한가위(仲秋節) 전하고 싶은 마음에 택배는 달리고 태풍은 창문을 두드린다. 덜익은 감처럼 빠른 추석은, 아무렇지 않은 듯 구름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로 저마다 바램을 싣고 바삐 움직인다. 기도하는 마음은 달빛을 타고 지구를 바라보는데 여전히 팍팍한 추석 물가로 우리는 무겁다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로 마음 아픈 이와 겨울같은 코인에 떨어지는 주식으로 가슴에 돌을 안고 사는 이에게 달빛 미소를 걸어둔다. 2022. 09. 09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9. 14. 이전 1 ··· 5 6 7 8 9 10 11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