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티넨탈
대륙을 의미하는
컨티넨탈은
한글 맞춤법 표기에 따르면
콘티넨탈 (Continental)인데
충무로에 있는 맞춤 양복점 이름은
칸티넨탈이다.
왜,
콘티넨탈을 칸티넨탈이라고 이름을 정했는지,
한글 맟춤법 표기가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기에
묻지 않았지만
7,80년 대만 해도 상호를 영어로 정했다는 것은
상당히 세련된 트렌드였다.
라떼는 말이야
배바지에
바지 기장을 백구두에 접히게 하고
뒷 주머니에 도끼빗을 넣고 명동을 다녔기에
그 시절의 감성이 그리워
작년에
칸티넨탈 양복점의 문을 두드렸다.
매경빅데이터AI최고위과정
AMP 교육을
명동 세종호텔에서 충무로 스테이락호텔로
옮긴 뒤
인현시장은 3교시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충무로 인쇄 골목의 정겨운 노포(老鋪)에서
배추전과 함께 과거를 맛날 수 있었기에
원우들도
참 좋아해서 3년 째 찾게 되었다.
오늘은 추석을 앞두고
최고위과정 1교시 수업 오픈 멘트를 날린 뒤
소화도 시킬 겸
추석맞이 3교시 장소가 있는 <칠갑산> 쪽으로 걷는데
7시가 넘어도 셔터를 내리지 않은
컨티넨탈 양복점이 이상해
다가가보니 점포 정리를 하고 있었다.
다른 곳으로 이전하나 싶어서
얼굴을 디밀고 인사를 하니
노 부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제 너무 오래해서 그만 두려고 한다는 말에
순간 머리가 띵했다.
무엇보다 눈이 침침해서 더 이상 미싱을
돌릴 수 없다는 사모님의 말에
진짜 공감이 되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 지 모르고
혼자서
눈이 중요해, 눈이...중얼거리면서
충무로 7번 출구로 거쳐
차에 온 뒤
지갑을 챙겨서 근처 편의점에서
박카스 3병을 샀다.
나도 한 병 먹으면서
정리하는 노 부부에게 어떻게 표현할 지 찾다가
별 말 못하고
가슴에 두 손을 모은 채 인사하고
제 자리로 왔지만
40여 년 세월의 파편이 머리 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눈가에 머물렸다.
기업의 C레벨이 주축인
우리 AMP 과정 원우들과
인생 이모작을 고민하다 보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그만둔다고 하면
덜컥 걱정이 앞선 탓인가?
공자 왈,
칠순(七旬)은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했거늘
어찌 나는 고민할까?
충무로 인쇄골목에서
맞춤양복 기술로
40연 년을 보낸 노부부의 연륜을
축하드리면 될텐데....
걷다보니
충무로 상점가와 함께하는
<인쇄문화거리축제> 현수막이
만국기 아래서 쓸쓸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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