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안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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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미친 짓

성문안cc

by 세월김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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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안cc

오크밸리cc 가는 길에 갑자기 좌회전하면 마을 입구처럼 성문안cc가는 길이 나타난다.

광주원주 고속도록가 개통되기 전에는 오크밸리 가는 길이 참 멀었다. 호법까지 간 뒤에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문막까지 간 뒤에 꼬불꼬불 국도를 따라 물도 건너고 몇 번의 모퉁이를 돌아야 좌측에 파란 그린이 보이면서 이곳이 골프장이라고 알려주는 곳. 과거의 한솔그룹의 영광을 보여주듯 한솔그룹의 로고가 곳곳에서 발견되는 오크밸리는 대자연 속에 스키장까지 갖춘 종합 리조트이다. 2019년 HDC그룹이 인수하면서 별 차이가 없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성문안cc가 프라이빗하게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개장 후 3년 만에 서울경제 주최 <한국 10대 골프장>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올 해는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트리니티클럽cc를 가려고 4월5일(토) 휴강까지 했는데 비가 와서 못가고,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는 거제도 드비치cc도 연속으로 휴강할 수 없어서 갈 수가 없었는그나마 성문안cc를 갈 수 있어 위안이 되었다.

 

성문암(城門巖)이라는 거대한 바위가 마치 성문처럼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잡았다고 이름을 성문안cc로 명명하였다지만 입구에서 바위를 찾기는 어려웠다. 다만 성문 밖으로 가지말고 성문 안으로 들어오라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산뜻한 성문안cc. 신비스러운 문을 통해 오직 소수의 골퍼들에게만 특별한 경험을 허락한다는 점에서 힐링을 느끼기에 충분한 골프장이었다. 

발렛 서비스와 짜릿한 클럽하우스의 예술적 디자인은 길을 잃게 하지만 곳곳에 종업원들의 서비스가 공간을 설명해주었고, 조식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으며 텀블러를 손에 쥐여주어 행복한 라운딩의 시작을 알려주었다. 

 

성문안cc의 코스 설계는 외국의 유명한 골프 설계자가 아니라 한국 골프장 설계의 차세대 주자이자 리노베이션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준택디자이너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경관이 가장 차별화된 경관이다"라는 철학에 근거한 골프 설계는 인공물을 최소화하고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데 집중서 그런가 스카이72의 하늘코스와 베어크리크 춘천cc 그리고 성문안cc는 여성 골퍼들이 최고로 사랑하는 골프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깨너머로 훈수를 두다가 스카우트되어서 설계한 스카이72 하늘코스는 바위 사이로 물길이 흐르듯 벤트그라스가 휘어지면서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성문안cc는 자연을 최대한 간직하면서 울창한 숲 사이로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암석을 살리고 녹여서 코스에 반영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아웃코스로 가는 길에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눈에 띄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리미엄 퍼블릭을 지향하기에 외국에도 알려진 것 같아서 마음이 흡족했지만 이내 험난한 코스 앞에서 막막했다. 특히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은 암석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코스에 자연이 그대로 녹아있는 느낌을 주면서 짧은 거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었다. 역시 골프는 거리인 것 같았다. 최소한의 티샷이 있어야 세컨드 샷을 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짤순이의 슬픔을 맛보게 하는 홀이었다. 

반면 인코스는 평범하면서 계곡을 따라 홀이 이어졌지만 거친 숨을 쉬면서 오르다보면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맛볼 수가 없다. 드론을 띄워서 전체 코스를 한눈에 바라다 봐야 왜 올라가야 하는 지 그리고 어떻게 내리막을 공략해야 하는 지 판단할 수가 있다. 

 

라운딩 후 굳이 맛집을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윽한 장소에서 자연의 깊은 풍경을 맛보는 그윽한 장소가 있었다. 사실 피자나 샐러드보다는 얼큰한 짬뽕을 더 선호하는 입장에서 입맛이 따라주지는 않지만 분위기 있는 장소에서의 파스타는 색다르게 입맛을 돋구었고, 성문안cc의 모든 것을 눈으로 가득 담을 수 있는 하루가 되었다. 

 

일행들을 보내고 담배 연기와 함께 바람따라 걷다보니 봄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린이 보였다.

궁금했는지 라일락 향이 기웃거린다.

풀죽은 벚꽃잎도 덩달아 웃으면서 퍼팅하는 골퍼들을 바라본다. 

이 멤버들은 귀여움이 없다. 보통 여성 골퍼들은 그린 앞에서 30미터 어프러치를 두세 번 퍼덕거릴 때 쓰러질 듯 그린에 주저앉으며 갖은 애교를 보이는데 이 멤버들은 경력이 있는 골퍼인지 실수 앞에서도 자연스러웠다. 

 

개인적으로 The 가고 싶은 골프장을 꼽으라고 하면 트리니티클럽cc와 베어크리크 춘천cc인데 그 중에서 베어크리크 춘천cc은 프라이빗도 아니고 퍼블릭이라서 다시 가고 싶었다. 노준택디자이너가 설계를 했다니 4월에 다시 가려고 얼른 예약을 했다. 다가오는 4월에는 양탄자 같은 벤트글라스 위를 걸으면서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깊고 간결한 디봇(Divot)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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