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Wellington)cc는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첫 째는 유럽의 감성을 주는 골프장으로 아이덴티티를
보유하고자 신들만이 아는 성스러운 곳이자
"비밀의 정원"이라는 닉네임은 있으나
홈페이지가 없다.
둘 째는 그린피가 겁나게 비싸다
주중 요금이 1인당 38만원이고, 주말요금은
48만원이라니
마음 한 귀퉁이에 상처의 샘이 생긴다.
셋 째는 기업회원이 없고, 개인 회원만 있는데
개인 회원권 가격이 16억에 이른다.
넷 째는 효성그룹이 운영하는 회원제 명문구장이면서
KPGA와 KLPGA가 개최되지 않는 골프장이다.
블로그 후기를 읽으면서
정리한 4가지 특징은
가고 싶은 골프장으로서의 기대감과는 달랐고
10년 동안 그리워했던 설레임은
주눅이 들어서 그런가
시작부터 상처가 깊었다.
불을 내뿜는 수호자 공룡을 뜻하는
와이번(Wyvern)코스에서
웰링턴 장군을 떠올리며 티업했지만
병사처럼
전반 8번 쨰 홀에서 첫 파(Par)를 할 정도로
스코아는 갈매기가 날았고
기분이 뒤숭숭했다.
후반은 정신차려야지 하다가
달콤한 막걸리와 사이다 때문에 취기가 오르는 지
몸이 말을 안들었다.
9월20일 추계골프대회 이후로
계속된 연휴에
지치도록 늘어지게 쉬다보니
한 달만에 라운딩을 한 탓인지 허리도 아프고
샷은 감각을 잃어버린 듯
공을 숲으로, 연못으로 보냈다.
사자의 몸과 독수리의 머리를 가진 상상의 동물을
의미하는 그리핀(Griffin)코스는
전반보다 난이도는 없었는데
그린이 속을 썩였다.
그리핀(Griffin)코스 마지막 9홀에서는
그래도 한가지라도 기억에 남는
샷을 남기고 싶어
파4를 쓰리 온 했는데
깃대가 2단 그린 위에 놓여져 있어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웰링턴cc 그린은
보기엔 매끄럽지도 않은 데 이상하게 저절로 굴러
쓰리 펏을 가뿐하게 만들었고,
장타자는 드라이버로 패야 하는 데
팰 수가 없었서
동반자 3명도 버디 구경을 못했는데.....
나는,
짤순이에게 참 좋은 골프코스인데
무엇에 주눅이 들어서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었을까?
라운딩을 마치고
웰링턴(Wellington)cc를 바라보는 데
마치
짝사랑하다 고백한 뒤
혼자 걸어가는 쓸쓸함이 그린에 깔리고
오후의 가을은 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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