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골퍼(Gol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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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미친 짓

미운 골퍼(Golfer)

by 세월김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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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헤치며 100번 도로를
스마트 크루 컨트롤 시스템(HDA)에 맡기고
황제처럼 달렸다.

30분 넘게 앞만 보았더니
핸들 열선처럼
눈도 슬그머니 꺼져가고 있었다.

목적지까지는 90키로 남았는데
전날 넷플릭스에서 '살인자O난감'
9시간 동안 보았더니 

눈동자는
건조해진 탓인지 뻑뻑하게 움직였다.

 

"동틀 무렵 새벽녘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처럼 살째 얼은 듯한 도로를
110키로 달리는 것이 넘 부담스러웠다.

특히 안개까지 스물거리는
커브길에서는

졸음과 만날까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아침형 인간에서 벗어나 살아온 지도
30여 년이 넘다보니
새벽 라운딩은 정말 쥐약이었다.

일산에서 하남 만남의 광장까지
60키로에 50분 정도 소요되니
이천이나 여주 쪽 골프장에 부킹이 되면

잠을 설치게 된다

게다가
새벽 네다섯 시에

뭐가 이쁘다고 깨워줄 안사람을 찾을 수 없어
부질없이 날새우고 길 때가 많았다.

오늘도 블루헤런cc 7시50분 티업인데
6시40분까지 근처 식당에서 아침식사하자고 해서

계산해보니
적어도 5시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하고,

4시30분에는 눈을 떠야 가능할 것 같았다.

 

한 시간 정도만 

눈을 붙일려고 안마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드라마에 빠진

생각

쉴지도 모르고 계속 꼬리를 물었다. 

 

할 수 없이

4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블루헤런cc
골프장 곳곳에 잠들지 않는
예술적 조각품들이 배치되어

골퍼(Golf)들의 정서를 고취시켜주지만
방심하면

그린 근처의 벙커와 헤저드에
봉면을 당할 수 있는 어드벤처 스타일의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하이트 진로가 생산하고 있는
소주와 맥주 광고를 18홀 내내 만날 수 있어
자칫하면 취할 수 있기에

골퍼들이 조심해야 하는 골프장이다.

결과적으로

이 좋은 골프장을

밤을 도와 넷플릭스(Netflex)에 빠진 뒤

찿다니

너무 황망했다.

 

사실

설 명절에 성묘가지 못해서

토요일에 오산을 가기로 했는데

집사람이 컨디션이 안좋다고 다음에 가자고 해서

살짝 조급해졌다.

 

다음 주  

라오스(Laos) 간다는 얘기도 못해서

어떻게든 집사람의 심기를 돌릴 수 있는,

매력적인 분위기를 만들까

고민하는 와중에

"단역 배우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AI" 에 대한

기사를 읽고

요즘 핫하다는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 O난감"을 

보기로 과감하게 결정했다.

 

웹툰(Webtoon)을 원작으로 한 

"살인자 O난감" 은 

평범한 남자(최우식)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고,

매번 뒷북을 치며 쫒는 형사(손석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갑자기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된

이유는 뭘까?

 

주인공(손석구)의 어린 시절 모습이

너무 사실적이었고

그 묘사가 바탕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되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AI을 이용해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어내는

'딥페이크(Deepfake)'

영화, 드라마 산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VFX(Visual Effects)에서 촬영의 영역까지

컴퓨터 그래픽스(CG)의 역할이 확장되면서

SFX(Special Effects)가 탄생했지만

당시만 해도

"단역 배우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AI" 라는

우려는 없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복제해서

유권자들에게 부당한 선거운동을 한 사건 이후

미국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DeepFake)'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17시간 유포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우려에서 심각한 사건으로 시각이 바뀌게 되었다. 

 

AI를 활용한 ‘회춘(De-aging)’ 기술은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4년에 개봉해서 천만영화가 된 ‘국제 시장’에서

주인공(황정민)의 20대 모습은 구현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지만

2022년 말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카지노’에서

주인공(최민식)의 30대 모습을 선보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주인공의 과거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얼굴의

눈, 코, 입 부위별로 일일이 구분해

AI에게 학습시킨 뒤

주인공의 실제 연기 영상에 입히게 되면

근육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시40분 경 시작해서

콩나물시금치국을 끊여서 저녁을 먹고

계속 시청을 하였다.

 

3부작까지는 우연으로 시작된 살인이

합법적인 정당방위로 둔갑해서 

교묘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였다. 

 

시작할 때

설마 8부작을 다 볼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과 

뛰어넘기와 같은 영상 기법으로 

흐름을 끊기게 하는 지루함도 있었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어서

자동으로 넘어가는 것을 제지할 수 없었고

새벽 1시가 다 되어서 

과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너무 몸을 혹사시켰는 지 쇼파에서 떡실신이 되어

정신없이 잠을 자다가 눈을 떠보니

새벽 4시44분이었다.

 

지난 밤에 놓친 KBS 대하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궁금해서 넷플릭스를 열었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으로 34번 째로 구성된 

'고려거란전쟁'은 32부 작으로

너무 길어서 과연 끝까지 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그럭저럭

26회까지 쫒아 가고 있었다.

 

'고려거란전쟁'이

쫄깃한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시청률 9.9%까지 확보하는 된 이유는 뭘까?

 

사극(劇)

단 한 줄의 서술이라도,

결과 만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 지 

객관적으로 잘 고증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게 된다.

 

1000년 전,

거란과 고려의 3차에 걸친 전쟁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먼저,

한국 역사에 큰 충격과 영향을 끼친

사건의 주역으로서 강감찬(贊)장군

이순신(信)장군 못지 않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하였고

그 다음은

작가의 역사에 대한 관점(點)이 

실시간으로

드라마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에 기대어 교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야기(Story)를 좋아한다.

평범한 목걸이보다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착용했던,

이야기가 있는 목걸이를 좋아하듯이

거란의 2차 침략 때 

흥화진을 지켜내고 거란군을 격파하여

고려를 승리로 이끈 양규(規) 장군을 등장시켜서

팬덤(Fandom) 형성에 도움을 주게 만들었다.

 

고려 현종의 영웅 탄생과 

거란과의 1,2차 전쟁

그리고 구중심처(處)의 미묘한 갈등으로

드라마의 절반을 채웠지만

나머지는 어찌 제작해야 할까? 

 

드라마(Drama)는

향유자(者) 중심의 생산방식을 갖고 있다.

 

전통적인 사극을 재해석한

'대장금'이나 '성균관스캔들' 에서 볼 수 있듯이

사전에 제작된 분량이 방영되고 나면

그 다음에는

향유자 혹은 시청자의 입맛(?)에

맞게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다.

 

거란과의 전쟁 중에 노출된 지방 호족과의 분열을

수습하면서

대하드라마 절반을 이끌어 갔다면

나머지는 너무 밋밋하기에

작가(Creator)

강감찬장군이 등장하는 제3차 거란 전쟁에 앞서

최근에 큰 방향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서울의 봄'에서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했던 "쿠데타" 차용하여

'고려거란전쟁' 의 흥행 요인으로 만들 수 있었다. 

 

아울러

다가올 무신정권()의 탄생을

예고함으로써

역사 왜곡 논란도 없애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스타일리한 여성이 따뜻하게 빛나는 네온사인과 움직이는 도시 간판으로 가득한 도쿄 거리를 걷고 있다. 검은색 가죽 재킷, 긴 빨간색 드레스, 검은색 부츠를 착용하고 검은색 지갑을 들고 있다

 

이슬비 내리는

아침을 맞이하면서 

과연

작가의 상상력(Creative)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묻게 된다.

 

그 상상력이

인공지능(AI)와 만나면 

OTT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영상콘텐츠는

제작과 인력 그리고 특수효과 측면에서

새로운

디지털 전환(DX)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챗GPT가 터뜨린

인공지능(AI)의 대중화는 

텍스트 to 텍스트에서 텍스트 to 이미지

더 나아가 텍스트 to 비디오까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텍스트 투 비디오(Text to Video)'

AI 모델인 '소라(Sora)'는 

기술력 수준이 실사에 가까울 정도로 끌어올렸고

프롬프트(Prompt)에 충실한 동영상을

최대 1분 까지 생성할 수 있어

유튜브나 틱톡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도 높다. 

 

비가 그쳤다

안개에 쌓인
소나무는 솔잎 가득 빗방울을 안고
고적늑한 풍경을 그렸다.

 

11월24일,

그 날도 오늘처럼 비가 끄적끄적 내려서

출발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유별난 약속이라서 핑계를 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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