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50 휴가(休暇) 휴가(休暇)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들을 넣고 나도 싫어서 철조망 너머를 한참 바라본다. 저녁 노을 따라 새들도 가는데.... 수없이 많은 하루를 깔고 앉은 정류장 의자에는 석양이 버스를 기다리고 나대신 떠날 채비를 한다. 초병의 목소리가 귀대하는 아들의 시간을 알려주면 잠시 손목을 비틀어 철조망 넘어 계단으로 휴가나오는 아들을 볼 수 있으려나? 2018. 06. 12 세월(世月)을 읽다_김세을 2022. 5. 8. 새로 만든 길 새로 만든 길 너에게 봄은 항상 새로 만든 길로 하염없이 걷던 어릴 적 검정고무신 오늘은 어깨 너머로 떨어지는 벚꽃 잎에게 길을 물었다 내 씀씀이가 작아서 아픈 4월은 팍팍한 먼지처럼 쌓여서 십리 길을 걸었는데, 하염없이 걷던 검정고무신은 찾을 수 없고 민들레는 비닐하우스를 지키고 있다. 내 삶이 작아서 슬픈 4월 그 길을 얼마나 걸어야 할까? 2020. 04. 15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5. 8. 신작로(新作路) 신작로(新作路) 봄은 새로 만든 길을 따라 아들이 제대한 군부대 옆으로 길게 들어섰다. 뜷고 쌓고 깔아뭉갠 뒤 예쁘장하게 앉은 횡토길은 봄으로 분칠하였다. 겨울이 봄을 이길 수 없어서 떨어지는 꽃잎은 초속 5센티미터. 산등성이를 따라 지칠새라 봄바람은, 시금치밭 옆 신작로를 내면서 걷던 어릴 적 검정고무신을 기억하고 있다. 봄은 봄인데, 4월의 신작로(新作路)는 어떤 봄인지 모르고 나와서 짧고 아들은 걷고 있다. 2019.04.14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5. 8. 남춘천 가는 길 남춘천 가는 길 터널 위에는 오십여년 살아온 햇수가 쌓여서 후두둑 떨어지고 있다. 생각처럼 쉽게 마음먹고 떠날 수 있는 내 주위는 시간이 없기에 문득 양수리에서 두 물을 바라보고 터널을 지날 때마다 가을대신 비상등을 켠다 통큰버스 옆으로 추월해야 만나는 가을 올렸다 내렸다 가을을 마주하면서 서종(西宗)을 지나친다 2016. 10. 27 세월을 읽다_김세을 2022. 5. 8. 이전 1 ··· 4 5 6 7 8 9 10 ··· 13 다음